김여정 "서울 낯설지 않다"… 강릉서 통일부장관 주재 만찬 참석

2018-02-10 20:3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카이베이호텔에서 통일부가 주최한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10일 오후 강릉으로 떠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남북 대표단은 6시 23분경 강릉 스카이베이호텔 20층 '스와레 그릴&바'로 입장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기획사무처장은 만찬 장소에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바 반대쪽 엘리베이터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차례대로 입장했다.

김영남 위원장이 우리측 인사들 못 보고 테이블로 바로 가려고 하자 조 장관은 앞으로 나오며 김영남 위원장에게 "이희범 조직위위원장입니다"라며 소개했다.

이어서 조명균 장관이 김영남 위원장을 이끌며 이희범 위원장, 최문순 지사, 김기홍 사무차장 순으로 인사를 나눴다. 

김영남 위원장은 이희범 위원장에게 인사를 한 뒤 최문순 지사에게 인사를 했다. 최문순 지사가 다음 순번으로 넘어가려고 하자, 다시 두 번이나 말을 걸며 "지사님 축하드립니다"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도 따라 들어오며 똑같은 순으로 남측 대표단과 인사를 나눴다. 김기홍 사무처장이 “멀리 오셨습니다”라고 하자 그는 들릴듯 말듯하게 "반갑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들어와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입경할 때 입은 것과 같은 검은 코트를 벗자 북측 보장성원 김창선이 받아들었다.

웃옷을 벗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속에 와인색 자켓과 검은색 정장바지를 입고 있었다. 배가 조금 나온 모습이었다. 

이어서 6시 23분께 담화가 시작됐다. 양측의 모두 발언은 생략됐다.

주로 이야기를 주도한 것은 남측 최문순 지사과 북측 김영남 위원장이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살짝 미소를 띄운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최문순 지사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서울에 처음 온 소감을 묻자 그는 "낯설지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말씨에 전형적인 평양 억양이 묻어났다.  

최문순 지사가 또 "어제 추워서 감기 안 걸리셨습니까"라고 묻자 김여정 제1부부장은 "별로 춥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말을 받아 김기홍 사무차장이 "어제 날씨가 참 좋았다"고 말을 건네자 김영남 위원장은 "어제는 날씨가 춥긴 했지만 그럴수록 동계 올림픽경기대회라는 것이 더 절박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적절한 기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김영남 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북남관계 개선 강화, 나아가서 우리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이 꼭 이뤄지게 되는 신심을 받아 평양으로 가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지사 선생님은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그리고, 조국통일을 위해서 많은 생각을 깊이 해나가고 계신다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직접 대면해서 뜨거운 정을 주고 받는 그런 심정으로 뵙고 싶었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남북 대표단은 6시 28분까지 환담을 가진 뒤 만찬을 진행했다. 이때부터 이어진 만찬은 저녁 7시 50분께 끝이 났다. 

이들은 8시 30분께 호텔을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진에게 "조명균 장관, 천해성 차관 그리고 북한 고위급대표단 4명이 같이 남북 단일팀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러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