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리셉션장에서 김영남과 악수않고 퇴장…북미 대화 선긋기
2018-02-09 21:43
펜스·아베, 행사장 늦게 도착…'외교적 결례' 눈총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주요 정상급 인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 행사에서 역내 안보협력 파트너에 해당하는 미국과 일본이 사실상의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평창 블리스힐스테크에서 영접행사를 갖고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인사를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행사가 시작할 때쯤 행사장에 도착한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곧바로 입장하지 않고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30분께 바흐 위원장의 건배사까지 들은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머무르던 방으로 가서 애초 예정됐던 '한미일 포토세션(공동기념촬영)'을 진행했다.
펜스 부통령의 경우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대면하거나 악수를 나누지 않고 중간에 퇴장해 북한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오후 6시 30분에 저녁 약속이 있었고 우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그래서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펜스 부통령은) 포토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서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러 온 자리에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 옆에 앉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통역을 요청해 "평양 방문 때 음식이 맛있었다. 건강에 좋다는 인삼을 가져가 부친께 드린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조선 음식이 건강식이라 유럽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 했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