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장관 "경선 참여 의사 있다"... 부산시장 선거 판도는"

2018-02-06 16:36

오건돈 전 장관이 지난해 3월 15일 동명대 총장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캠프 합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아주경제DB]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호철 전 청와대민정수석이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 의사로 인물난에 빠진 민주당 내 분위기가 오거돈 전 장관의 경선 참여로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서병수 부산시장, 이종혁 전 최고위원, 박민식 전 국회의원이 공천과 경선을 놓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김세연 국회의원도 부산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부산 시장 선거판 분위기는 현재로서는 한국당이 좀 더 주도권을 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반해, 부산의 정치 권력을 교체하겠다고 밝힌 민주당 내 분위기는 다소 침체된 느낌이다. 김영춘 장관 이호철 전 수석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한 채, 정확한 의사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로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경진 전 부시장은 시장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하고 활동하고 있지만, 좀 약하다는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박재호 국회의원 등이 시장 출마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김영춘 장관과 이호철 전 수석의 명확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아직 4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갑갑한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오거돈 전 장관이 침묵을 깨고 지난 5일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 전 장관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의 정치 권력만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당내 경선 참여도 조건 없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권력만 바꿀 수만 있다면 굳이 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며 "후배들을 위한 불출마도 할 수 있다"고 말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마하면 불출마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 전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는 부산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꼭 부산의 정치권력을 바꿔야 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강조했다.

이번 오 전 장관의 입장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해 3월 15일 동명대 총장직을 사퇴하면서 무소속으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그 당시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으로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시민통합 빅텐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는 그는 그 당시 부산시장 재도전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부산발전, 해양발전, 지방분권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적임자가 나타나면, 지금과 같이 지원하겠다"고 시장 출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 전 장관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위로 타 후보들에 비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산시장 카드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들어 김 장관의 출마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측근을 통해 밝히면서 경선을 회피하려는 의도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선참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어느 정도 비난은 피하는 모양새다. 또한 김 장관은 안팎사정으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급하게 경선 참여의 이유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부산시장 선거판 분위기가 한국당으로 주도권이 흘러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나서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내에서 김 장관 등 유력 후보들의 입장 유보로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오 전 장관의 오랜 침묵을 깨게 만든 것 아니냐는 평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전 장관이 서병수 부산시장 보다 앞서고 있지만, 최근 여의도연구원 자체 연구조사에서 서병수 시장의 지지율이 확연하게 상승하고 있어 더는 출마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계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박재호 국회의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후보들이 6일 경선에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이날 낮 부산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부산 정치권력 교체를 위한 원팀(One Team)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부패한 부산 정치권력을 교체할 절호의 기회라는데 뜻을 같이하고 경선에 승복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