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입춘(立春)과 기복(祈福)
2018-02-07 05:00
원주용 성균관대 초빙교수
지난 일요일은 입춘(立春)으로 '입춘에 장독 깨진다'는 속담처럼 매우 추웠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다. 이날은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도 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써서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데,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써 붙이지 않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옛날 대궐에서는 입춘이 되면 내전 기둥과 난관에 문신(文臣)이 지은 한시(漢詩) 중에서 잘된 것을 선정하여 기둥과 난간에다 써 붙였는데, 이를 '춘첩자(春帖子)'라 하였다. 민간에서도 기복적(祈福的)인 의미에서 글씨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써 붙이고, 글씨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남에게 부탁하여 붙였다.
입춘축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去千災 來百福(거천재 내백복, 온갖 재앙은 물러가고 많은 복이 오기를!)’
‘門神戶靈 呵噤不祥(문신호령 가금불상, 집안의 신령이시여 불상사는 오지 못 하게 해주소서!)’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부모는 천년 동안 장수하고 자손은 만년토록 영화롭기를!)’
‘春到門前增富貴(춘도문전증부귀, 봄이 이른 문 앞에 부귀가 증가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