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혜성, "배우의 길 확신시켜준 '의문의 일승'에 감사"
2018-02-02 12:58
"'의문의 일승'을 찍으면서 그간 제가 해왔던 모든 고민들이 사라졌어요. 제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준 작품이라 더 자랑스럽고 뜻깊어요."
배우 정혜성이 미니시리즈 첫 여주인공으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한 소감을 밝혔다.
정혜성은 아주경제와 명동 FNC 와우카페에서 진행된 SBS ‘의문의 일승’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하면서 그간 방황한 것이 치유가 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졌어요"라며 "작품 이후가 기대되는 깔끔한 마무리가 됐습니다.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어떤 방황을 했을까?
정혜성은 "'이 일이 내 일이 맞는 걸까' '어떤 걸 해야 할까', '내가 잘하는 역할만 계속 해야할까' '욕을 먹더라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야할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라며 "그런데 '의문의 일승'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 정리가 되고 평생 연기하겠다는 결심이 서더라구요. 나이에 맡게끔 역할을 맡아가면서 나문희, 이순재 선생님처럼 되어 보자, 오래 걸리더라도, 주연이 아니더라도 역할이 좋고 해보고 싶은 역할이면 기회를 마다하지 않고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졌어요"고 전했다.
정혜성은 "'이 일이 내 일이 맞는 걸까' '어떤 걸 해야 할까', '내가 잘하는 역할만 계속 해야할까' '욕을 먹더라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야할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라며 "그런데 '의문의 일승'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 정리가 되고 평생 연기하겠다는 결심이 서더라구요. 나이에 맡게끔 역할을 맡아가면서 나문희, 이순재 선생님처럼 되어 보자, 오래 걸리더라도, 주연이 아니더라도 역할이 좋고 해보고 싶은 역할이면 기회를 마다하지 않고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명확해졌어요"고 전했다.
‘의문의 일승’은 '누명 쓴 사형수'에서 '어쩌다 탈옥수'가 된 의문의 한 남자가 '가짜 형사 오일승'이 돼 숨어 있는 적폐들을 쳐부수는 배짱 활극. 정혜성은 광수대 암수전담팀 형사 진진영 역으로 분했다. 사실 정혜성은 지난해 KBS 2TV '김과장', '맨홀', SBS '의문의 일승'까지 3작품 연속으로 출연했다. 말그대로 쉴틈없이 달려온 셈이다.
정혜성은 "사실 회사에서는 좀 쉬라고 했어요. 쉬는 타이밍이 있어야 충전이 된다고 쉬라고 했지만, 저는 저에게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감사한 기회였죠"라고 입을 열었다.
정혜성은 "그 작품이 잘 되든 안되든, 시청률 떠나서 저는 아직까지는 제가 현장에서 배워야 될게 많다고 생각해요"라며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같이 하자고 하셨을 때, 그 인연도 소중하다. 평생 연기할건데, 힘드니 안할래요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해보지도 않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닌것 같아서 일단 겪어보자 하고, 여건이 되면 다 하려고 했어요. 드라마를 촬영하며 모니터도 열심히 했고, 댓글이나 악플도 찾아서 봤죠"라고 설명했다.
정혜성은 "그런 글을 보고 상처를 안 받으려고 하면서 고치려고 노력했어요"라며 "좋게 봐주시면 좋지만,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그런 반응들을 보면 조금 덜 실수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의문의 일승을 통해 좀더 성숙한 정혜성.
의문의 일승을 통해 좀더 성숙한 정혜성.
"모든 분들이 저에게 많이 지원해주시고 맞춰주시고 알려주셔서 배우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연기적이든 인성적이든 모든 면에 있어 도움이 됐던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종영하면 너무 슬플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뭔가 더 다음이 기대돼요. 끝나는 게 오히려 더 신나고 재밌고 그 다음이 더 기대돼요. 좀 더 성장한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상대역인 윤균상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녀는 "모두가 나를 여자 사람으로 보지 않더라구요"라며 웃었다.
"윤균상 오빠는 아줌마 같은 스타일이에요.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진짜 말이 많거든요. 저는 아저씨같은 스타일이구요. 뭔가 불꽃이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가 없는 조합이죠. 하하 오죽하면 균상오빠가 '너에게는 전우애가 느껴진다'고 했어요. 다른 선배님들도 여자 동생보다 남자 동생 느낌이 많이 난다고 했죠. 제가 표정이 많거든요. 선배님들이 피곤하거나 이럴 때마다 표정으로 웃겨 드리려고 많이 노력했죠."
진진영 역에 녹아들고 촬영장에서 본연의 모습을 찾다 보니 연기적으로도 성장했다. 본인 역시 매 작품 때마다 연기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인식해 갔다. 정혜성 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그의 성장을 인정해줬다.
"방송을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연기가 조금 늘었나?'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끝나고 김희원, 전국환, 임현식 선배님이 불러서 얘기하시더라고요. '1부와 지금의 너랑 많이 달라. 대사를 하는 너도 다르고 현장에서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이 늘었다'고 했어요. '아 그래도 이 드라마 안에서 많이 발전했구나' 했죠."
첫 주연이기에 부담도 컸지만 그만큼 성장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그렇다면 의문의 일승은 정혜성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일까?
"제 인생을 300부작짜리 드라마로 본다면 의문의 일승은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로소 예고편을 찍고 본편으로 들어가게 해줄 수 있었던 작품이랄까요? 많은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제 인생을 300부작짜리 드라마로 본다면 의문의 일승은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로소 예고편을 찍고 본편으로 들어가게 해줄 수 있었던 작품이랄까요? 많은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그녀는 다음 작품으로 코맨틱코미디를 찍고 싶다고 전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였다. 정혜성은 "로맨틱 코미디를 정말 해보고 싶어요. 상대를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누구랑 붙어도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 스타일인 것 같긴 해요. 상대가 중요하기 보다는 좋은 감독님 그리고 대본이 좋은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상관없어요. 아래로도 미성년자만 아니면 괜찮아요"라며 웃었다.
만약 로코를 찍는다면 상대배우로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슬쩍 물어봤다.
이에 대해 정혜성은 이번 작품에서 러브라인이 비교적 적어 아쉬운 마음에 다음에는 윤균상과 로코를 한번 찍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정혜성은 "개인적인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오히려 러브라인이 없어서 '의문의 일승'이 특색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러브라인이 있었다면 산으로 가는 느낌이 되지 않았을까요? '의문의 일승'은 사건이 먼저였어요. 깔끔한 열린 결말이라 호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고 전했다.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이어 걸크러시 캐릭터를 맡게 된 정혜성은 "이현주 작가님이 당찬 여자를 좋아하시더라구요. 여자 캐릭터를 특색있게 쓰시는 걸 알고 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어요. 기대처럼 일반적인 여자 캐릭터와는 다르게 혼자서 끌어가거나 행동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액션도 잘하고 똑똑한 역할이라 제가 잘 해냈었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실제 모습에도 걸크러시적인 부분이 있을까. 정혜성은 "많은 퍼센트는 아니지만 걸크러시인부분이 있어요. 제 모습 중에 하나가 진진영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고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해에 정말 바쁘게 달렸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해도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올해 쉴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쉬는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열심히 일해서 아직은 이것저것 다양하게 연기해보고 싶어요.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잖아요. 기회가 닿는 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연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