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非정유 거침없는 약진에 작년 최고실적...배터리 등 신사업 강화(종합)

2018-01-31 16:48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1년만에 갈아치웠다.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게 원동력이 됐다. 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을 강화해 온 '딥체인지 2.0'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非정유의 힘' SK이노베이션, 사상 최대 흑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6조8265억원, 영업이익 3조2343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 등 비정유부문에서만 영업이익 2조705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정유업으로 단순 분류돼 왔던 SK이노베이션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이 2016년에 이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 체인지(근본혁신)’의 강도높은 추진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부문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도 견고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사업구조 혁신을 이뤘다.

지난해 설비투자비용(CAPEX)은 약 2조원 수준이었으며, 올해도 배터리와 신규 사업에 중점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업황변동에 의존도가 높은 사업특성을 돌파해 차별적인 내성, 즉 좋을 땐 더 좋고 나쁠 땐 덜 나쁜 기초체력을 갖춤으로써 동종업계 대비 차별적 우위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탈바꿈

SK이노베이션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의 원동력은 단연 화학과 윤활유사업이다. 지난해 화학사업은 매출액 9조3392억원, 영업이익 1조37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2011년 5096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인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했다. 또 석유개발사업이 2000억원에 근접하는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힘을 보탰다.

정유사업은 미국산 원유도입을 비롯한 원유도입선 다변화, 운영최적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뒷받침했으나 2016년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해는 딥체인지의 강한 실행을 통해 비정유 부문에서 안정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해 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기존 관행을 탈피해 시장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시프트' 관점에서 딥체인지를 더욱 강하게 추진해 4조원대 영업이익에 도전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배터리 사업 2020년 재개"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로 화학사업과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선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내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지로 중단된 중국 배터리 사업은 2020년 재개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서산 배터리 2공장에 4개 생산설비를 비롯해 헝가리 생산공장 신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2개 생산설비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1기가와트아워(GWh) 수준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증설이 완료되면 4.7GWh까지 늘어나고, 2020년에는 20GWh의 설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사업에서는 지난해 에틸렌 아크릴산(EAA)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추가적인 M&A를 통해 고부가 화학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서 파트너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며 "배터리 관련 매출과 생산증가가 계속되면서 2020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