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최다니엘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이제야 여유가 좀 생겼어요”

2018-02-01 00:00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배우 최다니엘이 ‘저글러스’를 통해 완벽한 안방극장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최다니엘은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KBS2 ‘저글러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최다니엘은 훤칠한 키와 복싱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이 완성시킨 완벽한 수트 핏. 무표정하면 지적이고, 찡그리면 섹시한 포커페이스. 말수도 없고, 남에게 관심도 없으며, 친절과 배려 따위도 없는데 묘하게 여성들의 호감을 얻는 우월한 냉미남 남치원 역으로 사랑을 받았다.

먼저 그는 “너무 후련하고 좋아요. 드라마가 시간에 쫓기다보니 힘들었는데 끝나서 너무 좋고 홀가분 하다. 모든 출연진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끝나서 다행이다”라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다니엘은 지난 2015년 10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대체 복무를 시작한 뒤 꼬박 2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제대했다. 그리고 제대와 동시에 선택한 ‘저글러스’로 약 3년만에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저글러스’는 올해로 서른셋인 최다니엘이 30대가 된 뒤 처음 만난 작품이었다.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도 남달랐다.

“예전엔 건강식품 안 챙겨먹었는데 요새는 배즙이고 뭐고 다 챙겨먹고 있어요. 하하하. 그 전보다 책임감이나 그런 게 더 생긴 것 같아요. 일할 때는 피곤한 걸 몰랐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지금이 예전보다 더 좋은 건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제 연기는 둘째 치고 전체적인 흐름이나 현장 분위기나 이런 걸 중요시 여기게 된 것 같아요. 작품 전체의 밸런스를 유의 깊게 생각하게 됐죠.(웃음)”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그동안 앞만보고 달려왔던 최다니엘이다. 군대는 자신의 삶이 바뀌는 계기 중 하나가 됐고, 이제는 어느 정도 주변인들을 챙길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4주간 군사훈련을 받을 때, 그곳에 있는 분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살면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살았구나 싶었죠. 사회복무를 하면서 느낀 건 일반 회사원 분들이 얼마나 힘들까 싶었어요. 히어로는 다른데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9시간 일하고 출퇴근 빼고, 연장근무를 하면서 저녁을 먹고, 데이트를 하고 다음날 또 출근하는 그런분들이 진짜 히어로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느낀건데, 짜투리 시간과 월급을 투자해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작품이 재미가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기자에 입장에서 제대를 하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그간 과하지 않고 담백한 연기로 팬들에게 사랑받아온 최다니엘은 이번 ‘저글러스’에서도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오랜만에 하는 연기라 쉽지는 않았겠지만, 선배 배우 김창완의 조언 덕분에 자신의 캐릭터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제대 후 처음으로 작품에 들어갔을 때 설레고 떨리고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3년 만에 드라마를 하는 거고, 또 주연작이다보니 어떻게 어울려져서 이끌고 가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주연이라면 많은 분량에 돈만 받는 게 아니라 1등 항해사의 위치에서 끌고가야 하는 위치라 생각했죠. 그래서 주위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었죠. 극중 남치원의 경우 첫 촬영날까지도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들어갔어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너무 밋밋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튀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게감 있으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연기 해야 할까 고민이 컸죠. 그러다 첫 촬영 후 김창완 선생님께서 해주신 ‘설정이 너무 설정으로 보이면 안돼. 자연스럽게 해’라는 조언을 듣고 캐릭터를 찾아나갔던 것 같아요. 중심을 잡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죠.”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평소 차갑다. 시크하다. 냉소적이다. 많은 대중들이 배우 최다니엘에게서 떠올리는 이미지다. 하지만 실제 최다니엘은 달랐다. 어떻게 극중 자타칭 ‘냉미남’이라는 남치원 역할을 소화했을까 싶을 정도로 시종일관 유쾌하고 에너지 넘쳤다. 심지어 자신만 재미있을 법한 남다른 개그감각으로 재미있는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여기에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 두 번의 정전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다니엘은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능력을 발휘했다.

“제가 집에서는 막내에요. 원래는 굉장히 활발하죠. 편한 분위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리고 형들과 연기할 때는 더욱 그렇고요.”

그러면서 최다니엘은 일찍 어머니를 여읜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저는 어릴적 어머니를 일찍 여의었어요. 그래서 형과 아버지와 셋이서 함께 보냈죠. 남자들과만 생활했죠. 9살 차이 나는 형과는 친하지 않아요. 제가 많이 맞고 자랐거든요. (웃음)”

그럼에도 구김살 없이 밝게 성장한 그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꽤 무거운 봇짐같아 보였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지붕뚫고 하이킥’이 끝난 뒤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털어놨다.

“‘하이킥’이 끝나고 난 뒤에는 좀 힘들었어요. 어딜 가도 제한이 생겨버렸잖아요. 나갈 때 저를 알아보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도 많이 어울리지 못했죠. 데뷔하고 나서 친구들과 클럽에 놀러 간 적이 있었는데 저 때문에 잘 놀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니까 안되겠다 싶었죠. 그렇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일반인 친구들과는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 것도 있고요. 아 물론, 연애하느라 바쁘기도 했고요. 하하하.”

어떤 질문에도 피하는 법이 없다. 최다니엘은 그렇게 매 순간 솔직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그것만으로도 최다니엘이 가진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저글러스’로 성공적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2018년을 기분좋게 시작한 최다니엘. 그에게 올해 계획에 대해 물었다.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때가 돼서 하는 게 아니라 끌려서 작품을 하는 게 좋아요. 잘 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많으니까 서두른다고 작품이 오는 것도 아니고 때가 되면 좋은 작품은 올거라고 믿어요.(웃음)”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