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실명제에 코스닥 날개 다나

2018-01-31 18:00
실명제 첫날 개인 매수자 늘어

가상화폐 거래자 실명제가 코스닥을 끌어올릴까. 증권가에서는 규제를 늘리는 가상화폐 대신 코스닥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실명확인 절차는 전날 시작됐다. 이제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 관계가 있는 은행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야 계좌 신규 개설이 가능하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동시에 신규 투기수요 진입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사실상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대책이다. 이 규제에 불편함을 느낀 투자자들은 코스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최근 코스닥은 정부 부양책 덕분에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가상화폐 실명제도 코스닥 랠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그동안 가상화폐 광풍이 코스닥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가상화폐 실명제 시행일인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310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525억원, 409억원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만 '사자'에 나섰다. 물론 실명제 효과로 판단하긴 어렵다. 그래도 코스닥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가상화폐 대책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상화폐 전면 불법화'와 '현행 가상화폐를 인정하고 과세', '중앙집중식 암호화폐 발행' 등으로 나눠서 내놓았다. 다만 불법화, 양성화, 중앙통제화 세 가지 모두 정부 개입이란 점은 같다. 

변 팀장은 "가상화폐 시장에 정부 개입이 늘어날수록 가격 급등 가능성은 줄어든다"며 "반면 코스닥으로 투기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상화폐뿐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도 코스닥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상화폐 실명제의 영향이 미미할 거란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상 모든 은행 거래와 투자에 실명제가 적용되고 있지 않느냐"며 "가상화폐 실명제가 당장 코스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