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新)DTI 시행 첫날, 은행 창구 한산
2018-01-31 19:00
"지난해부터 대출 관련 규제가 계속 나오면서 이번 신(新)DTI는 시장 충격이 작은 편입니다. 부동산 시장도 크게 반응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신DTI 시행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시중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했다. 대출 상담을 위해 지점을 찾는 사람들은 투기·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출 관련 상담 건수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시간대 서울 목동의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개인대출 창구 3곳 중 2곳이 비어 있었고, 대체적으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직원은 현행 DTI와 신DTI의 차이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해주며 가능한 대출금액을 안내했다.
당시 8·2 대책이 다음날 곧바로 변경 적용되면서 같은 은행이어도 지점에 따라 대출 안내가 달랐고, 일부 창구에서는 제대로 업무 사항을 지시받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지난해 10월부터 적용 사실을 알리면서 은행과 실수요자들이 이미 대출을 받거나 어느 정도 내용을 준비하고 있어 작년과 같은 혼란은 없었다.
신DTI 계산에 반영되는 기준과 상황이 워낙 다양해 직원들이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관련 자료를 옆에 두고 참고하는 등 침착한 모습이었다.
이번 정책은 장래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대의 대출 한도가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상담이 간간이 이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추가로 대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갭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행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와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 부채로 인식한다. 하지만 새로운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부채로 잡는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받으면 평균 DTI가 30%를 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추가로 대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당국에서는 새 DTI가 도입되고 올 하반기 DSR까지 도입되면, 전반적으로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져 가계부채 급증세가 둔화하고 빚 내서 집 사려는 사람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