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브랜드 100호점 가보니…젊은 직장인 ‘스마트쇼퍼’ 몰려
2018-01-31 07:52
가산 마리오아울렛에 둥지, 이례적인 타 유통채널 입점
준대규모점포라 월 2회 의무휴업…지역상권 마찰에 조용한 확장
준대규모점포라 월 2회 의무휴업…지역상권 마찰에 조용한 확장
“맥주랑 안줏거리 샀으니 이제 저기 생활용품 코너로 가보자.” (가산에 거주하는 30대 부부)
이마트의 PB(Private Brand) 제품을 모아둔 노브랜드 전문점이 조용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공식 확인된 노브랜드 전문점은 101개로, 1호점 개점 이후 1년 5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지역 내 상권과 마찰을 우려해 초기부터 비교적 도심 외곽을 겨냥하며 출점전략을 펼쳤다. 또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과는 달리 노브랜드 전문점에 관해서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지 않고 있다. 다만 노브랜드 전문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생스토어와 연계해 점차 도심 내부로 진출하는 수도 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 100호점은 신세계 계열이 아닌 타사 유통채널인 가산 마리오아울렛에 입점했다.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지만, 집객을 노리는 타 유통채널과 저변을 넓히려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가산 마리오아울렛 3관 지하 1층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공식 개장했다. 매장 규모는 462.8㎡(약 140평)로 1100여종의 상품이 입고돼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을 방문한 김현우씨(37)는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다이소가 없어져 집기를 사러 왔다”며 “상당히 많은 품목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인 이현정씨(30·여)는 “신림에서 마리오아울렛을 구경왔다가 노브랜드 전문점이 지하에 있어 쇼핑을 하게 됐다”며 “가격이 저렴해 부담없이 들어갔다가 필요한 품목이 보여 사게 됐다”고 털어놨다.
노브랜드 전문점 인근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박모씨(45)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오고 나서 상권의 내부경쟁이 치열해진 움직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마리오아울렛 인근에는 오피스와 원룸이 많고 이에 따라 주 고객도 젊은 직장인 혹은 중국인이다”며 “가산단지에는 F&B(식음료)를 취급하는 마트가 없어 먹을거리를 사러 노브랜드 전문점에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브랜드 전문점과 같은 대기업 슈퍼마켓이 들어와서 상권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광명 코스트코와 인근 대기업 마트들이 모두 인접해 있어 상권은 망가져 있는 상태"라며 “골목상권과 노브랜드 전문점이 싸우는 모양이 아니라 노브랜드 전문점과 향후 전자랜드, 다이소 등 아웃렛에 입점한 다른 대형 유통회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노브랜드 전문점은 유통산업발전법상 준대규모 점포로 분류돼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정부 규제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시 동구의 노브랜드 전문매장이 지역 상권과 큰 마찰을 일으키다가 개장 시기 연기를 지자체로부터 통보받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전문점은 자체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함으로써 물가 안정에 기여하며, 선진국에도 널리 퍼져 있는 소매 형태의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