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동전 빨래방' 대박난 이유?.."헹굼 기능으로 급수 확인하라"

2018-01-29 18:56
영하 10도 밑도는 날씨 지속되면서 가정 세탁기 동파 사고 속출
동전 세탁소 이용객 증가…일부 가게는 기기 하루 종일 가동되기도

이달 28일 서울의 한 동전 빨래방에서 시민들이 빨래를 돌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저희 집 발코니에 있는 세탁기가 이번 한파에 속수무책으로 얼었습니다. 지난 평일동안 빨랫감이 무섭게 쌓였는데, 세탁은 해야겠다 싶어 이렇게 주말에 동전 빨래방을 찾게 됐습니다." (35세 직장인 임모씨)

최근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면서 동전 빨래방에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상당수 가구에서 세탁기 동파 사고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아침의 최저 기온은 -20도에서 2도까지, 낮 최고기온은 -10도에서 6도까지 전일 대비 2~5도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부지역의 경우 한파특보가 발효돼 앞으로도 당분간 기온이 낮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세탁기 동파 사고는 대부분 찬 공기에 노출된 발코니에서 발생한다. 급수호스나 배수호스가 동파되거나, 세탁기 전체가 어는 경우다. 세탁기와 연결된 배관이 얼어도 배수로가 막혀 세탁할 수 없어진다.

이렇게 가정에서 세탁기를 돌리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동네 동전 빨래방에는 빨랫감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무인 동전 빨래방 주인은 손님 증가로 현장도 지키고, 손님도 도울 겸 오랜만에 세탁소에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한파 이전에 비해 빨래방 이용객이 급증해 세탁소 내 대형 세탁기 4개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가동됐다"며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옷이 대체로 두꺼워 세탁기는 물론 건조기까지 여러 번 돌리는 이용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빨래방을 방문한 한 이용객은 "아파트 관리실에서 세탁기를 돌리지 말아달라는 방송을 들어 이렇게 일주일치 빨랫감을 몰아서 가지고 왔다"며 "예상은 했지만 빨래를 하고자 하는 대기자가 너무 많아 같이 차를 타고 온 아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대기 시간 1시간에 대용량 빨래 및 건조까지 하면 족히 2시간은 넘게 기다릴 것 같다. 빨래가 완료되면 다시 오라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한파가 이어질 경우 세탁기를 작동하기 전에 헹굼 기능을 작동시켜 물이 제대로 급수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가급적 가정 내에서는 세탁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