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등' 베트남펀드 잘 굴리는 운용사는

2018-01-29 18:11

해외펀드 가운데 수익률 일등인 베트남펀드를 가장 잘 굴리는 자산운용사는 어딜까. 지금까지 수익률과 자금모집에서 앞서고 있는 곳은 제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다. 얼마 전 베트남 증시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두 회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펀드 수익률 연 45% 대박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3개 베트남펀드는 올해 들어 26일까지 2800억원을 새로 모았다. 최근 1년 동안 들어온 돈은 6900억원이다. 전체 설정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1년 동안 올린 수익률은 평균 44.72%다.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이다. 중국펀드와 친디아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44.31%, 43.94%를 기록했다. 중화권(42.13%)과 브릭스(39.59%), 아시아퍼시픽(30.86%)도 선방했다.

베트남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베트남 펀드 종류 F'가 1년 수익률 50.99%로 선두를 차지했다.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자 베트남 그로스 펀드 C-W'와 '한국투자 연금 베트남 그로스'는 각각 50.46%, 49.91%로 집계됐다.

자금몰이에서는 한국투신운용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한국투자 베트남 그로스 펀드'에는 올해에만 1500억원이 유입됐다. 2위는 유리자산운용 '유리 베트남 알파 펀드'로 266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신운용은 그로스 펀드로만 5033억원을 모아 전체 베트남펀드 가운데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다.

갑자기 자금이 늘어나자 한국투신운용은 일부 베트남 펀드에 대한 신규가입을 중지하기도 했다. 베트남 시장 변동성을 감안할 때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베트남 호찌민에 운용역과 애널리스트를 파견해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지화된 운용역량과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점 공들여온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은 우리 자산운용사로는 처음 2006년 베트남 현지사무소를 열었다. 요즘 자금몰이도 일찌감치 선점에 공들인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신운용은 얼마 전 '한국투자 베트남 기업공개(IPO) 펀드'도 내놓았다. 베트남 우량 공모주와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베트남 정부는 IPO 활성화에 나섰다. 정부 주도로 137개 국영기업과 대형주를 상장시키기로 했다.

베트남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한국투신운용에서 만든 '킨덱스 베트남 VN30'이 유일하다. 호찌민거래소가 발표하는 VN30지수를 추종한다. VN30은 시가총액과 유동성, 거래대금 요건을 충족하는 대형주 30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킨덱스 베트남 VN30은 2016년 6월 말 나왔다. 올해에만 12%가 넘는 수익을 냈다. 1년 수익률은 51.74%에 달한다.

베트남 증시도 늘 좋지는 않았다. 베트남VN지수는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 1100선을 넘나들었으나, 2008년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200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김현빈 한국투신운용 ETF전략팀장은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단일국가 ETF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증시는 역사적인 최고점으로 기존 투자자라면 이익을 실현하기 좋다"며 "새로 들어간다면 한 번에 많은 돈은 부담스러우니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