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에 리모델링 바람 분당에서 서울로

2018-01-28 09:23
용산구 동부이촌동 5개 단지 통합 리모델링 추진...내달 설명회 개최 예정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5000여가구도 설명회 준비...“남산 고도제한으로 재건축 사업성↓”

서울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결정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에서 불기 시작한 리모델링 바람이 서울로 번지고 있다.

28일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3월 께 리모델링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6년 11월 준비위원회 발족 이후 주춤하던 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해보겠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 준비위원회 위원은 “여긴 남산으로 인한 고도제한 때문에 강남과 달리 층수를 높게 올릴 수 없어 재건축으로 인한 사업성이 크게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건축심의를 받아봐야 하지만 현재 층수에서 3개층이 증축되면 용적률을 300%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02년 입주를 시작한 총 5150가구 규모의 남산타운 아파트는 아직 재건축 연한 30년에는 못 미치지만 리모델링 연한 15년은 채운 상태다.

최근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에서는 한가람(2036가구)·강촌(1001가구)·이촌코오롱(834가구)·한강대우(834가구)·이촌우성(243가구) 아파트 등 5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했다. 리모델링을 위해 추진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이들은 내달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1995년부터 2000년 사이에 지어진 이 단지들은 총 5000가구에 달한다.

강남에서는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가 내달 9일 현대산업개발 주관으로 리모델링 설계 설명회를 연다. 1992년 준공된 현재 288가구 규모의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310여 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같은 서울 내 리모델링 사업 추진은 최근 재건축 연한 강화와 예상 초과이익환수금 발표 등으로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서울에서도 리모델링 바람이 더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79%로 지난 12일 최고치를 기록했던 1.17%에 비해 상승폭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한 단지들이 집중된 송파구와 서초구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같은 날 기준 각각 1.88%에서 0.54%로, 0.80%에서 0.17%로 크게 둔화됐다.

반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강동구의 아파트값은 둔촌동 둔촌주공1·2·4단지가 1500만원에서 7500만원가량 상승했으며,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는 2000만원 올라 재건축 규제 등 환수금 공개에 대한 영향이 즉각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