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위안부·북핵 문제 논의할 것"...靑 "환영"

2018-01-24 15:35
"여건 된다면 참석할 것...2020년 도쿄 올림픽 앞서 선수단 격려"
"한일 정상회담 통해 위안부 합의 이행·북핵 대응 방식 촉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EPA]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위안부문제와 북핵 대응 등 양국 공동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NHK,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4일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정이 허락한다면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싶다"며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앞서 같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평창 올림픽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하는 한편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국회 일정 조정을 핑계로 참석 불가 가능성을 내비쳤던 아베 총리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데는 미국과의 입장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한국의 대북 유화 정책 가능성을 경계해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올림픽 대표단과 함께 방한을 확정한 만큼 대북 정책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일본 입장을 주장하기에 용이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이 일본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안팎에서 여러 차례 나온 아베 총리의 개막식 참석 요청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본 여당인 자민·공명당 내에서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아베 총리의 개막식 참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오면서 야당 측과 국회 일정 조정을 서둘러 진행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국회 내에서는 위안부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석을 결정하면 한국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고 지지율 하락 우려가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여론조사 상에서도 참석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이 과반수로 나오는 등 여론도 대체로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도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은 평화와 스포츠 축제인 만큼 이번 행사의 성공에 협력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방침을 정했다"며 "다만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협정은 국가 간 약속인 만큼 1mm도 움직이지 않고 착실한 이행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방한 결정을 내린 점을 환영한다면서, 방문이 성공하도록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간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계기 방한 문제를 협의해왔던 입장에서 오늘 일본이 방한 의사를 공식 전달해온 것을 환영한다"며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계기 방한이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