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미학]평창의 맛집에선 '식도락' 올림픽 한창
2018-01-29 00:00
겨울철 떨어진 입맛 때문에 고민이라면 소소한 별미 여행은 어떠신가요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또 있을까. 이를테면 겨울철 떨어진 입맛 돋우는 맛있는 음식처럼.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의 세포를 깨우는 '먹거리'의 유혹에 빠질 준비가 됐다면 '소소'한 별미 여행을 떠나자.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엔 우리가 몰랐던 다양한 먹거리가 이미 그들만의 올림픽을 펼치고 있다.
◆꿀맛이 따로 없네···부일식당 산채비빔밥'
깨끗한 자연의 품에서 자라는 산채(산에서 흔히 자라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물)는 맛도 좋다. 평창의 산채가 그러하다.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산나물을 채취해 만드는 평창의 산채는 더욱 담백한 맛을 낸다.
주로 봄철에 채취해서 저장해놓고 사계절 활용하는 평창의 산채는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훌륭하다.
평창에는 유명한 산채 백반전문점이 있다. '부일식당'이다.
서울 사람들에게 산채비빔밥의 존재를 알려준 이 식당의 차림표는 단순하다. 산채비빔밥과 더덕구이, 그리고 코다리(황태구이)다.
산채비빔밥과 더덕구이에 쓰이는 양념장 역시 주인장이 직접 담근다.
매콤달콤한 수제 고추장에 갖가지 산채를 넣고 쓱쓱 비벼 한입 베어 무니 꿀맛이 따로 없다. 비빔밥이 가득했던 큰 그릇이 순식간에 텅 빈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 후 옥수숫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낸, 진한 숭늉 한 그릇 마시면 한 끼 식사가 마무리된다.
가격은 산채비빔밥 9000원, 황태구이·더덕구이 각 1만원.
◆매콤달콤, 그리고 쫄깃쫄깃···오삼불고기
올림픽플라자가 위치한 횡계리에 오삼불고기 거리가 조성됐을 정도로 평창 오삼불고기는 유명하다.
동해에서 잡힌 오징어를 삼겹살과 섞어 고추장 양념을 한 후 포일 깔린 불고기 전용 철판에 센 불로 볶아내면 매콤달콤한 오삼불고기가 된다.
오삼불고기는 1975년 문을 연 납작식당이 유명하다.
맛도 좋지만 몇 점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 또한 푸짐하다.
기호에 따라 양념된 더덕 한 접시를 같이 넣어 구워먹으면 맛이 더욱 좋다. 아,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옥수수 범벅도 별미다.
가격은 오삼불고기 1만2000원, 오징어불고기 1만원.
◆이토록 부드럽고 고소한 만주라니
먹거리에서 주전부리가 빠지면 섭섭하다. 평창에 가면 특별한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다.
경주에 경주 빵, 강릉에 커피 빵이 있듯 평창에도 대표 '빵', 아니 '만주'가 있다.
우선 평창에서 꼭 맛봐야 할 주전부리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에코만주'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평창 에코만주의 주재료는 대관령 유기농 우유다.
대관령 유기농 우유가 10% 함유된 우유 앙금을 쓴다. 그 덕에 여느 만주와는 달리 '퍽퍽함'이 없다.
삼양목장에 가면 꼭 사야 할 필수 먹거리인 이 에코만주는 이미 평창 대표 주전부리가 됐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초원으로, 겨울에는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삼양목장의 매력이 먹거리에서 정점을 찍는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목장 초입에 작은 슈퍼마켓 같은 곳이 자리하고 있다.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제품 중 에코만주는 이곳 삼양목장에서만 살 수 있는 희귀 먹거리다. 에코만주를 맛보지 못한 이는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이는 없을 것이다.
가령 무언가에 홀린 듯이 만주 한 상자를 사 들고 나와 차 안에서 한 개를 맛본 후 차를 돌려 다시 그곳에 가서 만주를 싹쓸이해오는 이처럼······.
12개에 1만2000원으로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맛을 한 번 본 후에는 몇 상자를 사들이는 이도 있어 제품은 늘 영업 마감 전에 동이 난다.
아, 에코만주와 함께 삼양목장 우유 한 컵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미숫가루가 첨가된 앙금이 가득 차 있는 눈꽃축제빵은 다른 만주보다 덜 달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눈꽃축제빵은 카페 '바람의 언덕'에서도 판매한다. 고소한 밀크티 한 잔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종류는 정통 밀크티와 캐러멜향 밀크티, 수레국화 얼그레이 밀크티, 바닐라·딸기향 밀크티 등으로, 가격은 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