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베이스라이너' 페더러는 '올라운더'..당신의 테니스 플레이 스타일은?

2018-01-24 08:32
빠른 발과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삼는 '베이스라이너'…정현, 조코비치, 나달 등이 대표적
강력한 서브로 승부보는 '서브 앤 발리'와 고른 기량 구사하는 '올 라운더' 등 플레이 스타일 다양

정현이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의 볼을 강하게 리턴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정현은 수세에 몰렸을 때도 믿을 수 없는 샷을 구사했다. 그는 코트에서 마치 '벽(Wall)'과 같았다." -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

한국 테니스 간판선수 정현(23·한국체대)이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3대 0으로 제압, 한국인 최초 메이저대회 8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이와 함께 그의 플레이 스타일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날 정현은 안정적인 스트로크와 절묘한 패싱 샷으로 조코비치를 여러 차례 수세로 몰았다. 특히 시합 도중 33번의 랠리 접전 끝에 포인트를 따냈던 것은 이날 경기의 백미. 정현은 냉정하리만치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수차례의 랠리에서 조코비치에 우위를 점했다.

평소에도 정현은 빠르게 네트에 접근하기보다는 스트로크 플레이를 통한 안정적 경기 운영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코트 뒤 베이스라인(Baseline) 근처 깊숙한 곳에서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통한 랠리를 이어가는 타입의 선수를 '베이스라이너(Baseliner)'라고 한다.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코트 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빠른 발과 강인한 체력을 필수적으로 장착해야한다. 플레이 스타일 상 경기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트를 전반적으로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도 갖춰야 한다. 긴 스트로크와 리턴을 통해 상대의 범실을 유발하는 것도 베이스라이너들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다.

정현과 조코비치는 물론, 강철 체력을 과시하는 현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도 대표적인 베이스라이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미남 스타 안드레 애거시(49·미국)도 베이스라이너의 교과서같은 선수다.

베이스라이너와 대비되는 '서브 앤 발리(Serve & Volley)' 플레이어도 있다. 서브 앤 발리는 강한 서브를 통해 상대방을 흔들고, 네트 쪽으로 빠르게 접근해 리턴된 볼을 발리로 마무리 짓는 스타일이다.

서브 앤 발리는 서브가 빠른 속도로 상대방 구석에 정확히 꽂힐 경우 경기를 순식간에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볼의 속도가 빠른 잔디 코트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대개 강력한 서브 능력을 장착한 선수들이 즐겨 사용하며, 최근 정현과의 호주오픈 단식 1회전에서 기권했던 미샤 즈베레프(32·독일)가 서브 앤 발리를 자주 구사한다. 또 1990년대 세계 테니스를 석권했던 피트 샘프라스(48·미국)도 전형적인 서브 앤 발리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최근 서브 앤 발리 플레이어의 비율은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라켓 기술 발전 및 경량화로 선수들의 서비스 리턴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테니스 공식 사용구 크기 확대에 따른 범실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베이스라인 및 서브 앤 발리 플레이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올 라운더(All Rounder)' 타입의 선수도 있다. 사실상 대부분 선수들이 이에 속하며, 기술의 숙련도에 따라 특색이 없는 선수가 될 수도 있고, 매우 강력한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손꼽히는 현 세계 랭킹 2위 로저 페더러(38·스위스)는 대표적 무결점 올 라운더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페더러는 경기 흐름에 따라 베이스라인과 서브 앤 발리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