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뉴스는 오보가 없다"..현송월 리영길 김일성으로 이어진 '부활의 역사'
2018-01-22 19:18
현송월, 2013년 처형설 보도…1년 뒤 "살아있네!"
과거에는 리영길 처형설 떠돌아…김일성 사망설로 국제적 망신도
과거에는 리영길 처형설 떠돌아…김일성 사망설로 국제적 망신도
[사진=연합뉴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남한 사회를 들었다 놓은 지난 주말이었다. 현 단장은 21일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1박2일의 일정으로 방남했다. 현 단장의 패션부터 식사 메뉴까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에 올랐다.
지난 2013년만 해도 현 단장은 죽은 사람이었다. 현 단장이 공개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조선일보는 '중국 내 복수의 대북 소식통'의 입을 빌려 현 단장을 비롯한 은하수관현악단 9명이 음란물 촬영·배포 혐의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사실은 달랐다. 현 단장은 2014년 군복을 입고 건재를 과시했다. 대좌(대령) 계급장을 단 현 단장은 모란봉악단장의 자격으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멀쩡하게 참석했다.
그러나 리 전 총참모장은 살아 있었다. 리 전 총참모장은 처형 소식이 전해진 뒤 3개월만인 같은 해 5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알고 보니 처형이 아니라 계급 강등이었다. 제1부총참모장으로 자리를 옮긴 리영길은 지난해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현송월 단장과 리영길 부총참모장의 사례와는 스케일이 다른 오보도 있었다. 1986년 '김일성 사망 오보 사건'은 세계적인 소동을 일으킨 경우다.
1986년 11월 17일자 조선일보 호외.[사진=조선일보]
11월 16일 일요일. 조선일보는 호외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세계의 눈이 조선일보를 향했다. '세계적 특종'이라는 자화자찬은 48시간만에 '국제적 망신'으로 밝혀진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 현대사 산책'을 통해 "이 오보는 11월 15일 일본 공안조사청이 김일성이 암살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에서 비롯됐는데, 이 소식이 일본 증권가와 외교가에 전해져 관심을 끌던 중 11월 16일 조선일보가 '김일성 피살설'을 도쿄발로 보도한 것"이라며 "한국 언론사에서 최대의 오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 탓이다.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파편적인 소식 외에는 별도의 접근 창구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환경을 알리바이 삼아 정부기관이나 언론이 사실 확인을 게으르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뉴스에는 '오보'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