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가 일반에 공개된다.

지난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 건물 1층에 문을 연 아마존 고는 처음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 이상의 시험운영을 거친 후 22일(현지시간)부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게 됐다.

작년 한 해동안 미국 최고급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를 137억 달러(15조 원)에 인수한 아마존이 계산대 없는 무인마트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면서 전통적인 시장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마존은 이에 앞서 드론을 이용해 집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무인시대의 서막을 열었고 이번에 무인 편의점으로 그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아마존 고를 이용하려면 먼저 스마트폰에 아마존 고 앱을 설치해야 한다. 편의점 입구에서 스마트폰으로 체크인을 하고 진열대에 있는 물건을 고르면 인공지능(AI) 센서가 고객을 인식해 해당 고객의 아마존 고 앱 장바구니 목록에 그 물건을 담는 방식이다.

쇼핑을 하다가 마음이 바껴서 물건을 다시 선반에 되돌려 놓으면 앱의 장바구니에서 해당 물건이 사라진다. 쇼핑을 끝내고 체크아웃을 하면 앱에 연동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계산되는 시스템이다.

물론 우려는 있다. 미성년자에게 판매가 불허된 주류 판매대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아마존은 최소한의 직원을 상주시켜 와인이나 맥주를 살 경우에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했다.

아마존은 2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4년 전 우리는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서 결제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무인 마트를 처음 생각하게 됐다.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똑같은 기술 즉, 컴퓨터 비전, 센서 퓨전, 딥 러닝 등을 통해 최첨단 쇼핑 기술인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 테크놀리지'를 개발해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마트가 보편화하면 '계산원'이라는 일자리는 사라지게 되고, 그만큼 인간의 생존권은 줄어들게 된다는 점에서 비판도 적지 않다.

아마존이 무인 편의점 시대를 열면서 무인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졌다. 기술의 발달로 이미 무인시스템의 영역은 분야를 막론하고 뻗어나가는 추세다. 사람이 없는 로봇공장을 비롯 무인자동차, 무인도서관, 무인지하철, 무인카페, 무인우편창구, 각종 무인 증명서 발급기 등 그 종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아마존의 무인 편의점이 보편화되면 일자리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분실물 책임, 경비, 보안, 유통 등 더 나아가 책임소재를 따져묻는 보험의 영역까지 여러 사회 문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 

본격적으로 무인시대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준비뿐만이 아니라 여러 제도적인 준비가 수반되어야 혼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