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미국 내 투자·고용 확대"...세제개편 긍정 효과로 작용하나

2018-01-18 16:02
"미국 내 직접 고용·설비 확충 등 일자리 창출용 투자 확대 방침"
향후 5년간 3500억 달러 투자...해외 보유 현금 송환 계획도

[사진=연합/AP]


애플이 향후 5년간 3500억 달러(약 374조 2550억 원)를 미국 시장에 투자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고용·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 대상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의 효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CNBC, 로이터통신 등 외신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언론 발표문을 통해 "직접 고용 확대, 미국 내 공급업체에 대한 자본 투자 등 경제 발전·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키겠다"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사회 환원 차원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향후 5년간 미국 내 직접 고용 인력을 2만 명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전역에 고용된 애플 직원은 8만 4000여 명에 이른다. 또 미국 내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선진제조업펀드'에 50억 달러(약 5조 3535억 원)를 투입하고 미국 데이터 센터(100억 달러) 지원 등 전방위적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애플 측은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본국에 송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애플이 현재 해외에 보관하고 있는 현금은 2520억 달러로, 자사 보유 현금의 9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기업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현금을 미국에 송환할 경우 추정 세금 380억 달러(약 40조 6866억 원)를 납부해야 하는 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올해부터 발효된 미국 세제개편의 혜택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높은 법인세율을 피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 미국 기업들의 송환을 유도하기 위해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을 추진했다.

31년 만에 도입된 미국 세제개편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해외 보유 현금을 송환할 경우 한시적으로 세율을 15.5%로 감축해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35%에 달하던 세계 최고 수준의 법인세율도 21%로 낮췄다. 당시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기업의 세 부담을 낮추면 고용·투자가 확대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감세 혜택에 따른 비용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 가운데 최대 해외 자금을 가진 애플이 미국 개정 세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절세 효과를 내기 위해 그동안 아일랜드와 영국 등 유럽에서 활약해왔던 제약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IT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