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작가시즌] '우물 밖 여고생' 슬구 신슬기 작가 "여행이란 현실도피가 아니다"
2018-01-18 15:12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작가시즌으로 준비한 첫 번째 기획물로 ‘우물 밖 여고생’의 저자 슬구(본명:신슬기) 작가의 2부입니다.
슬구 작가는 여행이란 현실도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Q. 고등학교 시절 책가방이 아닌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다니며 교실 밖으로 나오면서 교실 안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나요?
A. 저는 평준화되고 보편적인 길을 걷는 삶을 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살고 있는 그런 길을 걸으려고 하는 10대 청소년들도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모든 학생이 공부 잘하는 걸 꿈꾸는데 거기서 1등 2등 하는 친구들 얼마나 대단해요. 그렇지만 저는 목표 없이, 꿈 없이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든지 가슴 뛰는 일 없이 그냥 막연히 대학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끔 가르치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미워요. 사실 인생에 정답이 뭐가 있겠어요. 그래서 뭔가 정보를 더 많이 주고 싶고 내 이야기를 씀으로써 아이들과 나의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 블로그랑 SNS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10대 때 여행을 떠나는 거랑 20대 때 여행을 떠나고 40대 때 여행을 떠나는 것은 다를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10대 친구들은 20대 30대 40대로 계속 미루잖아요. 대학을 가야하니까. 근데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행을 가라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가 마음속에 하고 싶은 거 그게 뭐 게임이 되었든 아니면 여행이 되었든 그림을 그리는 게 되었든 노래 부르는 게 되었든 노래 듣는 게 되었든 그냥 그거 딱 하나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욕심부리지도 말고 딱 한 개만이라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땐 너무 소중한 시절이에요.
Q. 슬구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꿈이란 무엇인가요?
A. 저는 사실 '넌 꿈이 뭐니?'라고 물어보면 저는 꿈이 없다고 얘기해요. 저는 대학을 가지 않은 이유도 제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대학에서는 그 많은 전공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잖아요. 그걸 하나 고르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나는 경험해야 할 것도 너무 많은데 직업을 하나로 정하기에는 난 아직 너무 어리고 부족해서 내가 아직 정확하게 미래에 뭘 해야 할지 정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직업으로서의 꿈을 말하면 내 답은 이렇지만 실제 저의 큰 꿈은 '만인의 언니'가 되는 거예요.
모든 10대들의 언니가 되는 것. 제가 자라오고 겪어왔던 학창시절이 정말 행복했지만 이런 교육시스템에서 제 친구들과 저는 학대받아 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게 안타까웠고 그게 너무 속상했어요. 10대 때도 행복할 수 있잖아요 행복해도 되잖아요. 그런데 우린 자꾸 대학가서 취업해서 결혼해서 애 낳아서 그렇게 자꾸 미루잖아요. 그런 10대들이 행복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싶어요.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런 방법을 찾아가다 보면 언젠간 저도 직업에 대해 꿈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거예요.
Q. 앞으로 가장 가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A. 사실 귀국한지 3달 밖에 안 됐는데 당분간 여행은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충분했고 이제는 제 일상에 잠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을 하는 게 하나의 삶의 꿈이에요.
저는 여행이 현실도피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여행을 현실도피로 여기면 일상이 불행하다는 얘기잖아요. 여행을 하다보면 일상이 그립고 일상을 살다보면 여행이 그립고 일상도 행복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상이든 여행이든 그냥 매 순간 순간이 행복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만약 다음 여행지를 간다면 몽골! 많은 분이 '유럽 안 가세요?' 이렇게 물어보는데, 사실 유럽에 대한 꿈은 없고 확실히 가고 싶은 나라는 몽골이고 사막에서 지프를 타고 싶어요.
Q. 여행말고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유튜브요! 저는 그런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약간 뭔가 만들고 뭔가 쓰고 뭔가 제작하고 항상 그런 쪽으로 꿈을 꿨고 항상 제 꿈은 프리랜서 약간 그런 독립적인 그리고 어떤 면으로는 도전적인 것. 항상 그런 걸 꿈꾸고 좋아했던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수많은 학생 그리고 청년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사람들은 항상 고민하잖아요. '좋아하는 걸 선택해야 하나?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 하나?'. 사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되면 그 일이 더 이상 취미가 아니게 되고 더 이상 좋아지지 않게 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도 내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한들 좋아하지 않으면 괴로운 건 똑같잖아요.
이거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저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 일을 선택할 수도 있고 두 개를 모두 다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까지 올 수 있게 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걸 정말 미친 듯이 하다보니까 길이 자연스럽게 열리더라고요. 내가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고 내가 책을 내려고 출판사 문을 두드린 것도 아니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달려가다 보니까 이렇게도 문이 열리고 저렇게도 문이 열리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그걸 정말 열심히 정말 미쳐서 열심히 하다보면 어떻게든 길은 열리지 않을까요? 그게 내가 처음에 꿈꿨던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어디로든 그러니까 너무 겁먹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생 진짜 모르는 거잖아요. 내가 내일 아침에 뭘 먹을지도 모르는 삶을 살고 있는데 앞으로의 미래를 우리가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어요. 행복해지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세요. 그러면 언젠가 문이 열리는 날이 올 거예요.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영상: 김호이
기사작성/수정: 김호이/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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