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이 뽑은 별별 명장면] '그것만이 내 세상' 예상밖 진태의 배변 신

2018-01-17 17:27

배우 이병헌이 뽑은 '그것만이 내 세상' 명장면은 진태의 배변신이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77번째 타자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제작 ㈜JK필름·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 이병헌이다.

영화는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이번 영화에서 이병헌은 한물간 전직 복서 김조하 역을 맡았다.

“저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진태가 공원에 똥 싸는 장면이 가장 재밌었거든요? 전체적 정서 안에서도 잘 맞고 진태와 조하의 호흡도 좋았고요.”

이병헌이 뽑은 ‘그것만이 내 세상’ 명장면은 진태의 배변신. 17년 만에 재회한 엄마(윤여정 분)의 부탁으로 진태를 주민센터로 데려다주던 조하가 변(?)를 겪는 장면이다. 버스 안에서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한 진태는 버스에서 뛰쳐나가 아파트 주변에서 바지를 내리고 조하는 크게 당황한다.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진 상황. 설상가상(雪上加霜) 경비원이 찾아와 윽박지르기까지 한다.

배우 이병헌이 명장면으로 꼽은 진태의 배변신[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시나리오를 볼 때도, 그 장면을 찍을 때도 ‘보는 사람들이 무조건 터질 것’이라고 했어요. 너무 재밌어서 우리끼리 두고두고 얘기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생각과 어긋날 때가 있잖아요. 언론시사회 때 반응을 보니까 잘 안 터지더라고요. 의아했었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하나 더 있다고. 이병헌은 “장례식장에서 성령 선배와 담배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웃길지 몰랐다”며 정말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하는 운동선수잖아요. 홍 마담(김성령 분)이 건넨 담배를 피우고 콜록거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홍 마담이 ‘담배 안 피우나 봐? 생긴 것답지 않게’라고 핀잔을 주는 것도 시나리오로 읽을 땐 안 웃겼어요. 그런데 관객들이 예상외로 거기서 터지더라고요.”

영화 ‘내부자들’에 이어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유난히 배변 신(?)과 인연이 깊은 이병헌은 ‘내부자들’처럼 ‘그것만이 내 세상’ 역시 배변신이 터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이병헌이 이번 작품에서 명장면으로 꼽은 진태의 배변신은 오늘(17일) 개봉한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은 120분, 관람등급은 12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