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타부터 아시안투어 수석까지’...거침없는 불곰 이승택의 질주

2018-01-15 13:14

[사진=아시안투어 홈페이지 캡처]


‘60타의 사나이’ 이승택이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한 이승택은 2018년에도 자신의 별명인 ‘불곰’처럼 거침없이 전진하고 있다.

이승택은 15일 태국 라용그린밸리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5라운드 90홀 경기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341타로 한사피반(태국)을 한 타차로 제치고 수석 합격했다. 퀄리파잉 스쿨에 출전한 243명 중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이승택은 2018년 아시안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로는 2016년 장이근 이후 두 번째로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선 이승택은 최고의 결과를 얻었다. 대회 후 이승택은 아시안 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1위를 하게 돼 매우 행복하다. 퀄리파잉 스쿨에 처음 참가했다. 골프장이 크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 처음에는 약간 긴장됐다. 나의 경기를 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우승을 결정지은 마지막 라운드는 극적이었다. 이승택은 “15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은 후 우승을 노렸다. 18번 홀에서 공격적으로 쳤는데 거리를 잘못 예상해 어프로치 샷이 마퀴(대형 천막) 지붕을 맞고 그린으로 굴러 떨어졌다. 운이 아주 좋았다”고 회상했다.

실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승택은 새로운 꿈을 꾼다. 그는 "이번 한 주는 나에게 아주 소중하다. 아시안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기환과 앞으로 함께 아시안 투어를 뛰는 것이 기대된다.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SMBC 싱가포르 오픈에 뛸 수 있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싱가포르 오픈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공동 주관 대회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승택은 싱가포르 대회 후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아시안 투어 레오팔라스21 미얀마 오픈에 출전한 후 말레이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2015년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에 데뷔한 이승택은 2017년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지난해 9월 열린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로 KPGA 코리안투어 역대 18홀 최저 타수 기록을 한 타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썼다. 팬들은 이후 불곰처럼 공격적인 이승택의 골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이승택 옆에는 호랑이 같은 스승인 아버지 이용수씨가 함께했다. 넓은 어깨를 갖고 있는 이승택 특유의 장타는 오랜 기간 동안의 훈련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이승택은 2017년 KPGA 제네시스 포인트에서 최진호, 이정환, 이형준에 이어 4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는 이승택이다. 가슴속에 단기적인 목표부터 중장기적인 꿈까지 모두 담아 놓은 이승택이다. 이승택은 지난해 11월 아시안 투어에 이어 일본투어에 진출하고 싶다며,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시안 투어 진출은 또 다른 시작이다. ‘불곰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