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술인’ 손병락 포스코 명장, 상무보 승진

2018-01-09 17:05

손병락 포스코 명장(상무보)[사진=포스코 제공]


9일 단행한 포스코 임원인사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인이 된 손병락 명장이 회사 현장 기술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임원급인 상무보로 승진했다.

손 명장은 올해를 포함해 41년째 포항제철소 현장을 누비고 있는, 포스코를 넘어 전 세계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기술인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전동기 기술 분야 1인자로 손꼽힌다.

1958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손 명장은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이 만들어 준 전자석을 받으면서 전기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마음속에 심었다고 한다.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7년 포스코에 입사해 전기수리과(공무부)에 펏 배치됐고, 설비기술부 설비솔루션 기술지원 섹션, EIC기술부 전기기술과 S/V(수퍼바이저), 전기제어설비부 전기수리과 S/V 등을 역임하며 지금까지 전기 기술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

재직 기간 동안 전동기 사양 표준화, 수리 및 수명연장 관련 고유 기술을 활용해 원가절감과 설비안정화에 기여했으며, 국내외 대형설비의 장애복구를 위해 기술지원을 했다. 지난 2015년에는 포스코가 우수 기술인력을 우대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처음 시행한 ‘포스코 명장’을 통해 명장 칭호를 얻었다.

손 명장의 명성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00년 포항 1열연 RM전동기가 소손된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였다. 포스코 기술로는 무리라고 판단해 일본 엔지니어를 불러들였는데, 그 엔지너이는 본국으로 가져가야 수리를 할 수 있고 기간도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그러자 손 명장은 상사에게 다음날 새벽까지만 시간을 달라며 수리에 나섰고, 결국 4일 만에 성공적으로 고쳤다.

2006년에 발생한 포항 1열연 R1 보텀 모터 사고 때도 일본 엔지니어는 “일본에서 5개월의 수리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손 명장은 포스코 만의 방식으로 열흘 만에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이 일련의 복구 작업은 일본이 자신들의 작업 방법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손 명장은 2014년 포스코가 해외에 첫 완공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에서 발생한 제강사고 복구 작업에도 참여해 하루에도 수 차례 쏟아지는 현지 기상 조건 속에서도 조기에 장애를 복구하는 데 기여했다.

입사 후에도 기술 향상과 지식 슥듭을 위해 공부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그는 2014년 야간 대학인 포항실업전문대학에 입학해 전문학사 학위를, 이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전기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손 명장은 “기술자는 현 상황을 정확히 기록하고, 남기고, 또 공유해야 한다고. 그래야 공동의 기억이 될 수 있고, 또 그 기록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며, 자신이 경험한 현장 대처 내용을 모두 기록했고, 이를 후배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우리 일은 다른 사람의 기술을 습득하고 배워오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기술에 우리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우리 고유의 기술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그 기술이 잘 전수되어갈 때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