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 랩어카운트로 쉽게 돈 굴릴까

2018-01-09 18:22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제각기 맞춤형으로 돈을 굴려주면서도 번거롭지 않다. 랩어카운트 잔액이 사상 최고로 불어난 이유다. 강세장이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랩어카운트는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내놓은 집계를 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2017년 10월 말 기준 109조1505억90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34% 늘어난 수치다. 고객 수도 같은 기간 8.11% 증가한 151만7975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랩 자산이 늘어나는 이유는 물론 증시 랠리에 있다. 코스피는 2017년 1~10월에만 24.10%상승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9.94% 올랐다.

랩어카운드는 전문가가 알아서 주식이나 채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해주는 자산종합관리계좌다. 국내에서는 2003년 10월부터 판매됐다.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자금을 운용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 맞춤형으로 자산을 투자해 수익을 돌려준다. 랩어카운트는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이다. 수수료가 일반 상품보다 비싸다 보니 투자자는 고수익을 기대한다.

교보증권 랩운용본부 관계자는 "펀드는 가입 이후 해지를 제외하면 투자자 뜻이 반영되지 않지만, 랩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가 주식편입비를 직접 결정하는 등 운용유연성이 있어 집중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랩어카운트 수수료를 낮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의 대표적인 랩어카운트 '팝 통합관리계좌(UMA)'는 과거 가입 시 한 번에 받던 판매수수료를 분기별로 부과해 수수료를 낮췄다. 한국투자증권 대표상품인 '한국투자마이스터랩'은 가입 시 일임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펀드 상품으로 교체 하는 등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할 경우 추가 수수료가 면제된다.

KB증권은 가입문턱을 크게 낮췄다. 'KB 에이블 어카운트 UMA'는 최소 가입금액이 단일 자산형(국내투자형, 글로벌투자형, 펀드투자형)의 경우 1000만원, 자산배분형은 3000만원이다. 통상 이 서비스의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 수준이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을 타고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인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와 글로벌 증시는 각각 20%, 15%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0년까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상화폐 변동성이 더 커질수록 코스닥으로의 자금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