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새해 첫 현장 행보는 쇄빙선 건조 현장…신북방정책·조선업 격려

2018-01-03 15:11
'야말프로젝트' 투입 쇄빙선 모두 수주한 대우조선해양 격려

[图片提供 韩联社]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산업현장을 시찰한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대우조선해양 방문은 2015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에 들른 뒤 2년 5개월여 만이다.

쇄빙 LNG 운반선 건조 현장 방문은 침체된 조선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북극항로 개척 등을 포함하는 신북방정책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거제 대우조선해양 헬기장에 내린 문 대통령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홍성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 등의 영접을 받으며 대우조선 실내 전시실에 들러 조선산업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LNG 운반선으로 이동하는 길에 방명록에 '일어서라 한국조선!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이어 안전 헬멧을 쓰고 LNG 운반선의 화물창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정 사장과 엄항섭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으로부터 우리나라의 LNG 운반선 수주 실적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현재 전 세계 LNG 생산 현황 등을 고려하면 60∼80척의 LNG 선박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정 사장과 엄 원장의 설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조선 3사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설계·기술·연구 등은 공동으로 노력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고, 엄 원장은 "공동으로 연구 중"이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400여m를 걸어서 쇄빙 LNG 운반선 '야말 5호(블라드미르 루자노프호)'에 올랐다.

조타실에서 문 대통령은 '야말 5호'의 무사 운항을 기원하듯 천장에 있는 손잡이를 세 번 잡아당겼고, 배석한 참모들과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또 후미 갑판에서 "조선업과 우리 경제가 얼음을 깨고 힘차게 전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의 신년 메시지를 발신하고, 야말 5호선을 직접 설계·건조한 조선소 직원들과 함께 새해 구호를 외쳤다.

문 대통령은 직원식당으로 이동해 조선소 직원, 기자재업계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지난해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은 조선업계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본 뒤 직원식당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이 건조한 '야말' LNG 수송선들은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운반선으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고 전진할 수 있으며, 영하 52도에서도 장비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야말 5호'는 앞으로 1개월간 시험운항을 거쳐 상업 운항할 예정이다.

'야말 5호'가 다닐 북극항로는 아시아~유럽 간 운송 기간을 종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단항로로, 북극항로가 완전히 개발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는 10일, 러시아 야말 반도까지는 20일 이상 운송 기간이 단축된다.

야말 프로젝트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에 매장된 약 1조2500억㎥의 천연가스전을 개발, 연간 1650만t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규모가 2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말반도에서 생산되는 LNG를 운반하려면 쇄빙 기능과 LNG 운반 기능을 동시에 갖춘 선박이 필요하다.

2012년 무렵부터 야말 프로젝트에 필요한 15척의 쇄빙 LNG운반선 수주전이 진행됐고, 대우조선은 1척당 3억 달러가 넘는 이들 선박을 모두 수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는 지난해 8월 북방경제위원회를 출범하고, 9월에는 문 대통령이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조선·북극항로 등 '9브리지' 사업을 제안하는 등 신북방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새해 첫 현장행사로 신북방정책을 이끌 쇄빙선 건조현장을 방문해 격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조선소 방문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라인 참모진 등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