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핫피플] 청웨이 디디추싱 CEO “우리의 경쟁 상대는 구글”

2018-01-04 17:43

청웨이 디디추싱 최고경영자.[사진=바이두]

“곧 거대한 글로벌 게임이 시작된다. 디디와 우버는 전 세계를 무대로 격렬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다. 이 시합이 끝이 아니다. 승리하는 쪽은 앞으로 구글·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 영역에서 경쟁과 협력을 전개하고, 최종 승리자는 미래의 교통과 자동차 체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청웨이(程維) 디디추싱(滴滴出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財經)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달 21일 40억 달러(약 4조254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관련한 경영 노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전용 앱을 통한 일일 주문 건수만 2500만건이 넘고, 등록된 차주와 기사도 2100만명 이상이다. 또한 좐처(專車·모바일 예약 차량)시장 점유율은 93%에 달한다.

이번에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에서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차이징은 투자유치 후 디디추싱의 현금 보유액이 1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디추싱이 이번 투자유치로 기업가치가 560억 달러로 증가했고, 경쟁업체인 우버는 최근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기업가치가 30% 정도 하락해 480억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양사의 기업가치는 이미 역전된 상황이다.

디디추싱은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AI) 연구에 투자를 확대하고, 국제화 및 신에너지 차량 서비스 관련 혁신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기업가잡지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현재 '샤오쥐(小桔)충전’이란 이름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충전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0년 전까지 디디추싱 플랫폼을 통해 신에너지 차량 100만대 이상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청 CEO는 “자율주행 시장은 1~2위만 살아남고 3위부터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며 “현재 구글이 1위인데 디디추싱이 2위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2위 싸움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상업화와 데이터적인 측면에서 디디추싱이 우위를 갖고 있다”며 “2위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현지화 경쟁보다 10배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신규 투자 유치와 더불어 디디추싱이 독점하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중국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인 메이퇀(美團)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최근 청 CEO의 언론 노출은 잦아지고 있다.

청 CEO와 왕싱(王興) 메이퇀 CEO는 친구 관계다. 과거 청 CEO가 디디추싱을 창립하기에 앞서 왕 CEO에게 자신의 아이디어와 상품을 보여주고 왕 CEO가 그것을 '쓰레기'라고 폄하한 일화는 굉장히 유명하다.

​메이퇀은 난징(南京)을 거점으로 10개월간 차량 공유 서비스 시범 운영을 마쳤고, 지난달 28일 서비스를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청두(成都),항저우(杭州), 푸저우(福州), 원저우(溫州), 샤먼(廈門)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얼마 전 일일 주문 건수는 10만건을 돌파했다.

청 CEO는 메이퇀의 시장 진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차이징의 질문에 “중국에 350개의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이 있는데,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업계 1위 CEO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청 CEO는 1983년생으로 장시(江西)성 옌산(鉛山)현의 보통 가정에서 태어나 베이징화공대학을 졸업했다. 디디추싱을 창업하기 전까지 알리바바 그룹에서 8년 동안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마케팅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 당시 알리바바 그룹 산하 최연소 지역책임자로 올라섰고,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 B2C 사업부 부총경리까지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