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코스닥에 쏠리는 기대

2018-01-01 15:02
중소기업 지원 정책 본격화, 실적 전망 긍정적ㆍ기준금리 인상효과 기대
주요 연기금 투자 확대 유도…기관 투자자 차익거래 세제 지원도 검토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코스닥이 '집권 2년차 효과'를 톡톡히 볼 전망이다. 정권마다 2년차 때 코스닥 부양책 약발이 가장 잘 먹혔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을 대상으로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코스닥은 정책 효과를 더 크게 본다. 정부는 집권 1년차에 지지율이 높았던 공약을 이행하거나 시급한 사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2년차부터는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한 핵심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기금 수익률을 평가하는 벤치마크(기준) 지수에 코스피와 코스닥을 혼합한 지수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코스피 대형주가 주축인 코스피200지수가 쓰였다.

연기금 위탁운용 유형에 '코스닥 투자형'도 신설한다. 지금까지 연기금은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할 때 대형주·중소형주 투자 유형으로 나눠 선정했었다. 새롭게 코스닥 상장법인에 투자하는 유형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현·선물 차익거래 활성화를 위해 세제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차익거래는 지수선물시장에서 현·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노리는 거래기법이다. 기관투자자가 코스닥150지수 선물과 해당 종목을 활용한 현·선물 차익거래에 나서면 코스닥 유동성이 풍부해져 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증권업계는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이 확대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은 현재 2.2% 수준으로, 1%포인트 늘어날 경우 1조원가량 추가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벤치마크 지수 변경에 따른 수혜는 코스닥150 위주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부터 진행될 것"이라며 "시총 상위 종목 투자를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대전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적 전망도 괜찮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오른 업종은 헬스케어와 정보통신(IT), 필수소비재로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새해 코스닥 랠리를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잠정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4% 늘었다. 2016년 11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투자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며 "올해도 코스닥 투자는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