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쪽에서 불법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척당불기(倜儻不羈,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글씨가 담긴 액자가 지난 2010년 8월 홍준표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을 당시 그의 의원실에 걸려 있었음을 증명하는 동영상이 발견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의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 영상은 네이버 등에서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검찰 수사와 재판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 풀영상 보러가기

척당불기 액자가 홍준표 의원실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영상은 26일 MBC 뉴스데스크와 ‘뉴스타파’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2010년 8월 4일 홍준표 의원실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 영상을 보면 출입문 쪽 벽면 위에 ‘척당불기’라는 글자가 담긴 액자가 걸려 있다. 2010년 10월 19일 촬영된 또 다른 홍준표 의원 기자간담회 영상에서도 척당불기 액자가 보인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홍준표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시점은 2011년 6월이다. 척당불기 액자를 홍준표 의원실에서 봤다는 게 윤 부사장의 일관된 법정 진술이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26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그 척자가 사람 인(人) 변에 두루 주(周)자인 데 그것이 어떻게 '척'으로 읽히는지 그게 신해서 내가 기억에 남았다”라고 말했다.

척당불기 액자에 대해 홍준표 대표 측은 “이 액자를 의원실이 아니라 당 대표실에만 뒀었다”고 반박해왔다. 두 곳에 걸렸던 척당불기 액자의 한자를 살펴보면 정확하게 같다. 그런데 사실 ‘당’ 자는 사람인(人) 변이 맞지만 심방 변이 붙어 틀린 글자다. 홍준표 대표는 과거 당 자가 틀렸다는 지적에 액자를 내렸다.

‘척당불기’의 틀린 글자가 들어간 액자가 2개였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결국 홍준표 대표실의 액자는 의원실에 있던 걸 옮겨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날 MBC 뉴스데스크와 ‘뉴스타파’ 보도는 특종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 날 MBC 뉴스데스크와 ‘뉴스타파’에서 보도한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 영상은 네이버에서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기자가 27일 오후 3시 30분쯤 네이버 검색창에 <[풀영상]홍준표 "안상수 대표, 독선이 도를 넘었다">를 치고 검색하니 바로 문제의 2010년 8월 5일 오전 11시 5분에 올라온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 영상이 나왔다.

이렇게 홍준표 대표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척당불기 액자 홍준표 의원실’ 영상을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과 법원은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고 결국 홍준표 대표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