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제정책방향] 넛지‧폴리시랩 등 적극적인 해외정책 벤치마킹
2017-12-27 15:00
경제 패러다임 전환과 구조개혁 방향 제시
4대 전략과제 수립…민간전문가 중심 작업반 구성
4대 전략과제 수립…민간전문가 중심 작업반 구성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등 중장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다. 넛지(Nudge)‧폴리시랩(Policy-lab) 등 성공적인 경제이론과 해외정책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했다.
정부는 27일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미래대비를 위한 중장기전략 수립 방안을 발표했다. 미래 변화 요인을 점검해 종합적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중장기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장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응한 경제‧사회 제도혁신 ▲4차 산업혁명 등에 대응한 산업생태계‧과학기술‧교육 혁신 ▲세계경제질서, 무역구조 등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한 대외통상 ▲양극화‧사회갈등 심화에 대응한 사회통합 및 사회자본 확충 등 4대 전략과제는 내놨다.
정부는 4대 과제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전문가 중심 중장기전략 작업반을 구성하고, 컨퍼런스‧세미나‧정책공모전 등 국민 의견 수렴 철차에 들어간다.
내년 2월까지 일자리, 주거, 출산‧육아, 생활‧여가 등에 대해 청년들이 정책에언을 하는 권역별 ‘미래세대와의 대화 미래콘서트’를 개최한다. 또 경제사회 트랜드 전망, 미래 예측 방법론 연구 등 미래 역량 강화 차원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미래전략 전담부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저출산‧노인빈곤‧여성고용 등 구조적 무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 마련을 위해 장기적 시계에서 선제적 재정 투자에 나선다. 이를 토대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시 중기지출계획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출구조 혁신은 4대 중점 분야 33개 과제를 내걸었다. ▲보상체계혁신(혁신성장) ▲전달체계개선(복지‧고용안전망 확충) ▲사업구조개편(저출산 극복) ▲재정운용 효율성 제고 등이 담길 예정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실험 등을 통해 사회정책 효과성을 검증하고 이를 예산에 환류하는 ‘Evidence-based policy’ 정책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Policy-lab’도 추진한다.
사회분야 신규사업 도입시 해당 사업이 의도한 효과를 가져오는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중 어떤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실험적 증거(evidence)를 활용해 사전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특정한 전직지원 사업이 재취업률을 높이는지, 높인다면 얼마나 높이는지 등을 통해 신규사업 적절성을 평가하게 된다.
실제로 핀란드는 올해 1월 무작위로 선정한 실업자 2000명에 2년간 월 7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 중이다. 빈곤감소, 고용창출, 건강상태 등 다양한 정책효과에 분석 후 확대여부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도 신규사업 추진 이전에 효과성을 검증함으로써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예산을 효과 높은 정책에 사용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연구기관·학계 등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연구용역을 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범사업 선정·실시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가 내놓은 ‘넛지’ 이론도 내년에 한국경제에 적용된다. 좋은 의도의 정책이 국민 정책 수용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본래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신비 인하정책 등으로 더 유리한 상품이 도입됐지만 사용자가 시간부족, 귀찮음 등으로 기존 상품을 계속사용하며 정책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다.
미국에서는 체납고지서 문구 변경을 통해 세금납부 증가를 유도하는 등 넛지 정책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실효성이 낮은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대신 ‘주민의 90% 이상이 세금을 납부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체납고지서 발송으로 효과를 봤다.
우리나라도 지자체 등에서 효과성이 검증된 넛지 정책을 확대 적용 중이다. 서울시는 시청‧지하철역 등 계단에 ‘가야금 건강계단’ 조성 후 계단 이용자 대폭 증가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경우 초등학교 앞 건널목 1m 안쪽에 노란색 발자국 마크를 표시했는데, 초등학교 앞 교통사고가 30% 감소하는 결과를 냈다.
정부는 내년부터 대국민 넛지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시범사업 선정 후 행동경제학자 및 관련 연구기관 용역을 통해 정책 수립을 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영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넛지 정책 발굴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 지정·운영을 검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