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억원 과태료가 걸린 파리바게뜨 운명의 시계가 또 한 번 돌아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까지처럼 노조 설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는 다음달 3일 본사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두 개 노조가 모인 가운데 2차 회동을 가질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18일 본사 직접고용에 뜻을 모았다. 직고용만이 해결책이라 주장하는 민주노총과 달리 한국노총은 본사와 가맹점주, 제빵기사 파견 협력사 3자 합작법인인 ‘해피파트너즈’에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두 개 노조가 목소리를 하나로 내기로 하면서 본사도 서둘러 대화 시도에 나섰다.

지난 20일 본사와 노조가 30분간 첫 회동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노조는 협력사를 ‘불법파견업체’로 규정하고 해피파트너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본사 역시 제빵기사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가맹본부가 아닌 가맹점주라며 ‘고용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설명해 노조를 이해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맹점 2차 회동도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다. 원론적인 얘기보다는 노조를 설득시킬 만한 새로운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까지 5309명 제빵사 가운데 3700여명에게 합작법인 동의서를 받았다. 나머지 1627명에 대해 고용부는 1차 과태료 162억 7000만원을 부과했다. 납부기한은 1월14일, 고용부는 11일까지 파리바게뜨로부터 의견 제출을 받는다. 파리바게뜨는 60일 동안 이의제기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또 한 번 소송을 해야 한다.

이미 민주노총에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도 걸려있는데다, 본안 소송도 진행 중인 만큼 소송을 계속 확대하는 건 본사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노조만 설득하면 제빵기사 전원 동의를 얻은 것으로 인정받아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특히 고용부 시정지시 자체를 무효화 할 수 있어 가장 중요한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청구 소송은 파리바게뜨가 승소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미 가처분신청에서 각하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소송은 사실상 마지막 수단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노조 설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