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5조 투자 中공장 승인 초읽기...OLED 리더십 굳힌다

2017-12-26 00:00
기술보호ㆍ내부결속 등 만발의 준비

 

LG디스플레이가 5조원을 투자한 중국 광저우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 내부적으로는 이미 내년 중국 광저우에 파견할 주재원을 선발하는 등 만발의 준비를 갖춘 가운데 글로벌 OLED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 5개월째 승인 지연···中 OLED 공장 착공 기대감↑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오는 26일 낮 12시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 여부를 결정지을 최종 단계인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개최한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매출을 더 많이 내고 그것을 고용창출로 연결하는 게 국익”이라며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개최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승인 여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기업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해외 투자를 위해서는 산업부 산하 디스플레이 소위원회, 전기전자 전문가위원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달 30일 전기전자 전문가위원회는 회의를 마쳤지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그동안 개최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다”며 “기술유출 등 문제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OLED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이에 기술유출 등의 이유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승인은 5개월째 미뤄졌다. 업계는 한·중간 정상회담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승인이 양국간의 관계 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겨진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내부적으로는 만발의 준비 갖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공장 착공에 앞서 사전 준비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내년 중국 광저우에 파견할 연구원을 비롯해 주재원을 선발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 '1등 LCD 1등 OLED' 기술 리더십 강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착공에 앞서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에 대한 정보보안 지원활동을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 분야로 확대했다. OLED가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되어 있는 만큼 기술유출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협력사와 합심해 철저히 보호에 나선 것이다.

내부 결속에도 나섰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서 열린 2017 혁신 성과 발표회에서 회사가 처한 상황을 ‘백척간두’에 비유하며 임직원에게 ‘위기 극복’을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지금은 백척 대나무 꼭대기에 서 있어 더 나아갈 길이 없어 보이지만 용기를 내 힘차게 한 걸음 더 내딛자”며 “내년에는 LCD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OLED로 시장을 선점해 ‘1등 LCD 1등 OLED’를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이 임직원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은 LCD와 OLED 사업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2009년부터 지켜오던 세계 1위 LCD 자리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BOE에 내주었다. BOE는 지난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출하량을 앞지르며 세계 1위로 올라선 것. 게다가 공급 과잉으로 LCD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도 비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OLED TV용 대형 패널을 생산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OLED 패널을 사용하는 TV 제조업체를 더 확보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난 2013년 OLED TV용 패널 양산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를 비롯해 국내외 13개 업체로 고객군을 늘렸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량은 올해 180만대에서 내년에는 250만대로 늘릴 예정이며 2020년까지 국내 15조원, 중국에 5조원 등 총 20조원을 OLED 사업에 투자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환경 속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착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물량공세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적기 투자를 통해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