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용산 꿈틀...이촌 한강맨션(전용 120㎡) 호가 20억원 웃돌아

2017-12-25 13:22
국제업무지구 소송 막바지...“사업 재개 기대”
한강맨션·한강삼익·왕궁맨션 재건축 속도

용산역 앞에서 바라본 용산 국제빌딩 주변 모습. [사진=오진주 기자]


“서울에서 강남 빼고 투자할 곳은 이제 용산밖에 없다고 봅니다. 용산은 전통적인 고급 주거지라 적은 금액으로 들어오긴 힘들지만 그래도 매물이 나오는 대로 거래되니까 물건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태입니다.”(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Y공인중개업소 대표)

23일 찾은 용산역 앞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궂은 날씨에도 붐비는 차량들로 먼지가 날렸다. 용산역 앞을 나오자마자 눈에 띄는 39층 높이의 ‘용산 푸르지오 써밋’과 지난달 문을 연 4호선 신용산역 뒤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용산역 정비창 전면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정비계획 수립·구역 지정안’과 ‘용산 국제빌딩 주변 5구역 도시환경정비구역 변경지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빌딩 주변은 5구역 외에 이미 조성이 끝나거나 개발 중인 △1구역(아모레 퍼시픽 신사옥) △2구역(LS 용산타워) △3구역(용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4구역(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2020년 완공 예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5구역은 당초 의료관광호텔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번에 주상복합으로 계획을 바꾸는 안건이 통과됐다.
 

2013년 10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된 ‘용산 국제업무지구’ 대상지 위치도.[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용산역 일대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곳은 국제업무지구 사업지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이 지역 개발을 둘러싼 소송이 내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빠르게 재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총 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지난달 초 채무 유무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에서 법원이 코레일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민간 출자사들이 대법원에 상고심을 제기한 상태다.

사업 무산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코레일과 프로젝트회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 금융투자’ 및 민간출자사들에 대해서 앞서 2014년 1심에 이어 이번 2심 판결에서도 코레일에 책임이 없다고 판결 난 것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용산역 철도정비창 구역 등 약 41만8000㎡의 부지를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날 이촌동 서빙고 아파트지구 내 한강맨션과 한강삼익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이 함께 통과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로 멈췄던 용산역 일대 재개발 열기가 이촌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촌동에선 한강변을 따라 늘어 선 한강맨션아파트(660가구)와 한강삼익아파트(252가구), 왕궁맨션아파트(250가구)가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8월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거래가 없을 뿐 매맷값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촌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에는 단기 투자자가 없을뿐더러 자금 여유가 있는 매도자들이 꽤 있는 편이라 호가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다”며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전용면적 120㎡는 매맷값이 20억원 이상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삼익아파트 전용면적 145㎡는 지난달 초 15억9000만원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8·2 부동산 대책 직전인 지난 7월 12억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4개월 만에 3억원가량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