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가 전하는 성탄레터] 연탄처럼!
2017-12-24 10:51
해피 크리스마스 레터
연탄은 한 번 불 피우고 나면 적어도 뜨거움을 생산해내는 용도로는 끝장입니다. 잿빛 연탄재를 뭉개서 빙판의 미끄러움을 완화하는데나 쓸 수 있을진 몰라도, 화염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죠. 딱 한 번 뿐인 그 일을 마치고 이제 쉬는 그 연탄. 길을 가다 홧김에 연탄을 냅다 걷어찼던 시인이 자신에게 문득 묻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2017년 성탄절을 맞아 생각해봅니다. 이 고요한 시작의 날이 추위의 한복판에 있는 뜻을. 스스로 타올라 세상을 데우라고, 저 연탄처럼! 추운 누군가를 위해 한번은 뜨거워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쿵쿵거리는 심장에 가만히 손을 얹어봅니다. <아주경제·아주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