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 원세훈 전 국정원장 검찰 출석… 정치개입 의혹 조사

2017-12-21 18:47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장악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의 혐의를 받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21일 검찰에 출석했다.

앞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민간인 댓글 외곽팀' 운영과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원 전 원장은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구치소에 수감 중인 원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재임 시절 국정원이 댓글공작, MBC 등 방송사 장악 등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조사 결과, 국정원은 2010년 3월 원 전 원장의 지시로 공영방송 잔재청산 및 편파 프로그램 퇴출에 초점을 맞춰 체질개선에 나서란 내용 등이 포함된 문건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방송인들이 퇴출되고 간판 프로그램도 폐지됐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MBC 장악 및 정부 비판적 성향 연예인 퇴출 공작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은 조사 내용 등을 바탕으로 김재철 전 MBC 사장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2010∼2013년 김 전 사장이 있던 MBC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는 등의 조치로 각종 의혹을 샀다.

이와 관련해 그간 수 차례 소환에 불응해 온 추명호(구속기소) 전 국익정보국장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방송장악 혐의 등을 받는 추 전 국장은 소환에는 응했지만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