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 명경의 법률이야기 - 세입자 보호 위한 ‘이중주’, 권리금과 갱신요구권
2017-12-21 14:00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할 의사가 없으니 가게를 넘겨주세요.”
임대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도 통보를 받게 되면 가게에서 열심히 영업을 하던 임차인은 청천벽력 같은 충격을 받게 된다. 임대인은 계약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월세만 잘 낸다면 하고 싶을 때까지 계속 임차를 해준다고 했었는데 5년이 지나니 이제 와서 나가라고 한다.
위와 같은 임대인의 요구는 법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임대인도 소유물인 가게를 자신의 계획에 따라 사용할 권리가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는 5년의 임대차기간이 지나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게의 임차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장사를 하기 위해 투자한 시설이나 인테리어 같은 것들은 떼내서 가지고 나올 수도 없는데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전의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고 들어갔는데 그것은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오래 장사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 많은데 고작 5년만하고는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 다시 인테리어하고 손님을 모으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정답은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위의 임차인은 맨몸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임대차계약 시 원상회복해 가게를 반환한다는 약속을 한 경우에 임대인에게 위와 같은 시설 투자비를 요구할 수 없다. 결국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줬던 보증금만 돌려받고 나올 수 있다. 게다가 임차인 자신이 설치한 시설들은 철거까지 해주고 나와야 한다.
권리금도 받을 수가 없었다. 대법원 판례는 임대차 존속 기간 도중 임대인이 중도 해지해 임차인이 영업을 못하게 된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의 반환을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위와 같았다. 하지만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새로 들어왔다.
즉, 이전에는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경우 임대인의 협조 없이는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것을 방해한 경우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지 못하게 된다면 일정한 요건 하에 임대인에게 그만큼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임차인은 가게를 넘길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기로 약속한다. 그 뒤 새로운 임차인이 그 가게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줄 것을 요청한다.
임대인이 계약을 체결해주면 임차인은 약속한 권리금을 받고 나오면 된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없게 되면 그때는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임차인이 일정액 이상의 월세를 내지 않았거나 가게가 있는 건물이 재건축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임대인도 손해배상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화를 꾀하고 있다.
위 조항의 신설로 인해 임차인은 그 동안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권리금을 일정한 요건 하에 보호받을 수 있게 되는 큰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임차인의 보호 강화와는 반대로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제약이라는 비판적인 입장도 공존하게 됐다.
이에 실정법의 해석·적용을 담당하는 일선 법원에서는 법 시행 후 현재까지도 임대차 기간이 5년을 넘은 경우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호되는지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위처럼 권리금 보호제도의 신설과 함께 임차인의 영업을 보호해주려는 다른 움직임이 있다.
영업기간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상가 임대차의 경우 관련법에 5년의 임대차 기간을 보장해주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5년의 기간도 실제 가게의 임차인들이 영업을 지속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많았고 영국, 일본과 같은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도 그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도 가중돼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 중이었다.
이런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가의 임대차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보인다.
더불어 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하려는 내용이 있었고,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소상공인·영세상인 지원대책 등에서도 위와 같이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다수 국회계류 중으로 법무부 주관으로 민사법 개정위원회 논의 및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조정안 도출을 추진 중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다면 임차인들은 안정적으로 투하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영업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5년의 기간 내에서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호된다고 해석하는 일부 일선 법원에서도 연장된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인 10년으로 그 보호범위를 넓혀 해석하게 될 여지도 있다.
그런점에서 최근의 개정 움직임은 임차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2017년 기준 21% 정도로 최근 지속적으로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상가건물의 임차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내수 경기 침체, 인건비 부담 증가와 더불어 보증금과 월차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도 임차인과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가 조화를 이루며 상생해 나갈 수 있는 슬기로운 방안을 모두 함께 찾아 가야 할 것이다.
임대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명도 통보를 받게 되면 가게에서 열심히 영업을 하던 임차인은 청천벽력 같은 충격을 받게 된다. 임대인은 계약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월세만 잘 낸다면 하고 싶을 때까지 계속 임차를 해준다고 했었는데 5년이 지나니 이제 와서 나가라고 한다.
위와 같은 임대인의 요구는 법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임대인도 소유물인 가게를 자신의 계획에 따라 사용할 권리가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는 5년의 임대차기간이 지나면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게의 임차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장사를 하기 위해 투자한 시설이나 인테리어 같은 것들은 떼내서 가지고 나올 수도 없는데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전의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고 들어갔는데 그것은 누구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오래 장사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 많은데 고작 5년만하고는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 다시 인테리어하고 손님을 모으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정답은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위의 임차인은 맨몸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임대차계약 시 원상회복해 가게를 반환한다는 약속을 한 경우에 임대인에게 위와 같은 시설 투자비를 요구할 수 없다. 결국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줬던 보증금만 돌려받고 나올 수 있다. 게다가 임차인 자신이 설치한 시설들은 철거까지 해주고 나와야 한다.
권리금도 받을 수가 없었다. 대법원 판례는 임대차 존속 기간 도중 임대인이 중도 해지해 임차인이 영업을 못하게 된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의 반환을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위와 같았다. 하지만 2015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새로 들어왔다.
즉, 이전에는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만료한 경우 임대인의 협조 없이는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르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것을 방해한 경우 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고 나가지 못하게 된다면 일정한 요건 하에 임대인에게 그만큼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임차인은 가게를 넘길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기로 약속한다. 그 뒤 새로운 임차인이 그 가게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줄 것을 요청한다.
임대인이 계약을 체결해주면 임차인은 약속한 권리금을 받고 나오면 된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없게 되면 그때는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임차인이 일정액 이상의 월세를 내지 않았거나 가게가 있는 건물이 재건축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임대인도 손해배상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화를 꾀하고 있다.
위 조항의 신설로 인해 임차인은 그 동안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권리금을 일정한 요건 하에 보호받을 수 있게 되는 큰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임차인의 보호 강화와는 반대로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제약이라는 비판적인 입장도 공존하게 됐다.
이에 실정법의 해석·적용을 담당하는 일선 법원에서는 법 시행 후 현재까지도 임대차 기간이 5년을 넘은 경우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호되는지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위처럼 권리금 보호제도의 신설과 함께 임차인의 영업을 보호해주려는 다른 움직임이 있다.
영업기간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상가 임대차의 경우 관련법에 5년의 임대차 기간을 보장해주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5년의 기간도 실제 가게의 임차인들이 영업을 지속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많았고 영국, 일본과 같은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도 그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도 가중돼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 중이었다.
이런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가의 임대차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보인다.
더불어 민주당의 홍익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하려는 내용이 있었고,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소상공인·영세상인 지원대책 등에서도 위와 같이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다수 국회계류 중으로 법무부 주관으로 민사법 개정위원회 논의 및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조정안 도출을 추진 중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다면 임차인들은 안정적으로 투하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영업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5년의 기간 내에서만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보호된다고 해석하는 일부 일선 법원에서도 연장된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인 10년으로 그 보호범위를 넓혀 해석하게 될 여지도 있다.
그런점에서 최근의 개정 움직임은 임차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2017년 기준 21% 정도로 최근 지속적으로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상가건물의 임차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내수 경기 침체, 인건비 부담 증가와 더불어 보증금과 월차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도 임차인과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가 조화를 이루며 상생해 나갈 수 있는 슬기로운 방안을 모두 함께 찾아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