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오후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첫 전원합의체 선고다.

재판부는 "계류장은 특정한 이동경로 없이 토잉카의 유인에 의해 비행기가 이동하는 곳"이라며 "기장의 판단에 따라 자유로운 회항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기내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타고 있던 대한항공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은 조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 등을 강요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이외 나머지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항로의 사전적 정의는 항공기가 다니는 하늘길이다.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넓게 해석할 근거가 없다"며 항로변경 혐의를 무죄로 봤다. 조 전 부사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그러자 검찰은 지상에서 운항 중인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아가게 한 행위도 항로변경에 해당한다며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사건을 2년6개월가량 심리하던 대법원은 항로변경죄 성립 등에 대한 법리를 판단하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