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상장사 실적전망 공시
2017-12-21 18:23
와이디온라인 등 20곳 하향조정
적지 않은 상장사가 장밋빛 실적전망을 내놓았다가 뒤늦게 바로잡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연간 실적전망에 대해 정정공시를 낸 상장사는 24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포스코와 동아에스텍, 비츠로셀, SBI핀테크솔루션즈를 제외한 20개 상장사는 연간 실적을 앞서 공시한 실적 전망보다 하향 조정했다.
실적격차가 가장 컸던 곳은 온라인게임 제작사인 와이디온라인이었다. 이 회사는 올 초 실적개선을 자신하며 2017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1060억원, 21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실적전망 공시를 냈다. 하지만 지난달 연간 매출 280억원, 영업손실 6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정정공시를 냈다. 회사는 "신작 게임 실패로 실적 부진을 겪어 예측치를 정정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도 지난 10월 말 실적전망 정정공시를 냈다. 파라다이스는 올 4월 초 올해 연간 매출액 8000억원과 영업이익 400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이라며 실적전망 공시를 냈으나 이후 매출액 6900억원, 영업손실 1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정했다. 파라다이스 측은 "지정학적 이슈(사드 배치)로 고객이 줄어 2017년 영업 실적 전망치를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육일씨엔에스와 부스타, 우성아이비, 윈스, 휴맥스, 엔에스, 엘아이에스, 유니온커뮤니티도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대비 10%~90%가량 하향 조정하는 정정공시를 올렸다. CJ E&M과 LIG넥스원, 루트로닉, 애니젠, 하나투어, SDN도 마찬가지다.
실적전망 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공시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하지만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예측 실패에도 책임이 따른다. 파라다이스는 실적 전망 공시를 낸 이후 한 달 동안 주가가 10% 가까이 뛴 바 있다.
실적전망치와 실제 실적 차이가 크면 제재를 받는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공시규정 제29조'에 의해 예측한 수치가 실제 실적의 절반 이하로 집계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이 부과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적 전망공시는 상장사가 주주나 시장과 소통을 늘리도록 권장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을 벗어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며 "악용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거래를 정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