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뜬 MG손보…적정가격 3575억원"
2017-12-18 19:00
본지 내재가치 분석 통해 추산
실제 매각가는 이에 못 미칠듯
실제 매각가는 이에 못 미칠듯
MG손보가 5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몸값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손보 사례처럼 업계 재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에서 보험사 가치평가에 널리 활용되는 내재가치(EV) 분석을 통해 추산한 결과 MG손보의 주식 가치는 35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마을금고가 지금까지 MG손보에 투자한 금액인 4000억원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동시에 MG손보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몸값을 낮추는 변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에 대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유사증자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되면서 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MG손보를 반드시 필요한 핵심계열사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년 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 이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PBR보다는 EV 분석을 통해 매각가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V는 계약 체결 이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개념이다. EV 분석은 2009년 동양생명보험 상장 때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이후 생보사의 주요 가치평가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다만 MG손보의 매각가가 EV 수준에서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손보사들도 EV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EV를 공개한 상장 손보사 4곳(삼성, DB, 현대, 한화)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EV의 6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MG손보의 지분 가치를 따져보면 5500억원의 65%인 3575억원이 산출된다.
우선 새마을금고중앙회 입장에서 본전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팔기 어렵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13년 부실 그린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MG손보로 이전받는 과정에서 18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2293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MG손보에 투자한 자금은 4000억원을 넘는다.
반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MG손보의 건전성 탓에 제값에 사기 어렵다. EV 분석은 회사가 별 문제 없이 운영될 경우를 가정하고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라 건전성 위험을 완벽히 반영하지 못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MG손보의 RBC 비율은 115.61%로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돈다. RBC 비율을 150% 수준으로 상향하기 위해서는 670억원 수준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3100억원 수준까지 매각가가 하락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투입한 금액 전체를 보전해주면서 MG손보를 사려는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전성 부문에서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 있어 먼저 MG손보의 지표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