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조원 규모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고용 효과만 1만1000명
2017-12-18 10:43
정부가 1조원 규모의 모자(母子)형 펀드를 만들어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과 혁신 기업을 지원한다. 새 펀드 운용으로 2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만1000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8개 은행,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성장금융과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정부가 지난 8일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발표한 '시장중심의 상시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다.
모(母) 펀드는 산업·수출입·기업·우리·농협·하나·국민·신한 등 8개 은행과 캠코, 성장금융이 5000억원을 출자한다. 이후 모펀드는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사모펀드(PEF)들을 조성하고, 민간투자자들로부터 추가 자금을 유치해 자(子)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펀드 출자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이뤄진다. 캐피탈 콜은 자금을 일시에 납입하지 않고, 약정 한도 내에서 자금 수요가 있을 때 출자한다.
조성된 모(母)펀드의 운용은 모자형 펀드 운용과 투자 경험이 있는 한국성장금융이 맡는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출자기관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공정성을 위해 전문위원회, 출자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등 단계별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펀드 규모 이상으로 민간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되는 펀드 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모펀드는 자펀드에 관여하지 않고, 자펀드 투자심의에서 수익 기반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인 펀드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한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대기업과 기간·전략산업은 채권은행 중심으로 구조조정한다.
금융위는 또 내년 3월까지 캠코 지역본부에 27개 기업구조혁신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이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자본시장과 대상기업을 연결하는 '기업구조조정 플랫폼' 시스템이 구축된다. 신용위험평가 결과 자율협약(B등급)·워크아웃(C등급) 대상 기업과 회생절차(D등급) 대상 기업을 구분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생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캠코는 곳곳에 흩어진 회생절차 중소·중견기업 채권을 사들여 'DIP(Debtor In Possession·기존 경영권 유지) 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DIP금융은 회생절차기업의 기존경영인을 유지하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부동산 등을 사들여 재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LB·Sale and Lease Back)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S&LB는 부동산 등 기업 자산을 매입 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DIP 금융과 S&LB 예산은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이 책정됐다.
금융연구원은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으로 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1000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새 기업구조혁신 정책으로 중소·중견기업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혁신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이번 지원방안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상담창구가 되고, 기업혁신을 지원하는 자본시장이 생산적 금융의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