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레이더] "편법 상속·증여 막는다" 송영길, 대기업 공익법인 의무지출↑
2017-12-15 09:4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11명은 대기업 집단과 관련한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을 공익목적사업에 의무적으로 '확대·사용'하도록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익법인이 나름의 사회적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부의 대물림, 조세회피 수단,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사후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이달 중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법인 내역을 제출받아 전수 조사에 들어간다. 지난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모두 35개 대기업집단이 68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5대 그룹 소속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보유 총액은 약 4조원에 달한다(삼성 2조7541억ㆍ현대차 4526억ㆍSK 2676억ㆍLG 2889억ㆍ롯데 2365억).
◆ 발의 제안 이유
그러나 대기업집단과 관련된 공익법인의 경우 출연재산에 대한 세제 혜택을 공익적 목적보다는 대기업집단의 조세 회피나 기업지배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을 발의한 송 의원은 지난 6월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송 의원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연한 청계재단을 예로 들며, "청계재단이 초기에 5억원 이상 장학금을 지급하다가 지금 2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관리비, 직원 월급이 7억원이 넘는다. 장학사업은 명목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측근들을 이사, 직원으로 임명해 놓고 월급을 주면서 빼먹는 것 아니겠나. 이건 공익법인이 아니라 사익법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공익법인 출연이 재산의 편법 상속·증여나 빼돌리기로 활용되지 않도록 국세청이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던 시절 논평에서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취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공익법인이 그룹 내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 확보를 통해 이 부회장의 승계를 지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 △삼성꿈장학재단 등 총 4개의 공익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삼성복지재단은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주식을 각각 1.05%, 0.6%, 0.04% 등 모두 1.69%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점쳐지는 삼성생명 지분 역시 합계 6.86%를 보유하고 있다.
◆ 법안 주요 내용
개정안은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을 매각했을 때, 그 매각대금 중 직접 공익목적 사업에 사용해야 하는 비율(1년 이내 매각대금의 30%, 2년 이내 60%, 3년 이내 90%)을 시행령에서 법률로 규정했다. 특히 대기업집단 공익법인에 대해선 그 사용비율을 10% 확대하도록 했다.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을 운용했을 때 공익목적 사업에 써야 할 비율도 시행령에서 법률로 규정했으며, 대기업 공익법인에 대해 그 사용비율을 10% 확대했다.
운용소득의 사용실적을 계산 시 5년간 평균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로 법률로 규정하면서 대기업집단 공익법인에 대해선 2년간 평균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