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의 따뜻한 피난처가 되어준 건축회사
2017-1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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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도쿄 사이타마현 카와구치시의 한 아파트 3층에 위치한 건축 도장회사 '이와사키 공업'. 이 사무실의 문을 열면 안쪽에서 냐옹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일본 반려동물 전문매체 시포가 고양이들이 가득한 건축회사의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남편과 함께 경영하는 회사 겸 보호냥이 피난소입니다'
그 냥이는 약 3살 반 된 '타마코'인데 손님 맞이하는 걸 잘 하는 영업부장 냥이라고 한다.
사무실은 책상과 전화 컴퓨터 프린터 등 한 눈에 봐도 그냥 보통 사무실인데 벽에는 캣워크가 설치되어 있고 케이지나 냥이 화장실도 놓여 있다.
이와사키 씨 부부가 이 장소에서 회사 운영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당시 아내 미치코 씨는 고양이한테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고양이를 만져본 적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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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모든 것을 바꾸게 해준 것이 냥이 '타마코'였다. 타마코와 처음 만난 것은 3년 전 겨울. 미치코 씨가 거래처에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자 갑자기 냐옹~ 하며 다가오는 고양이.
생후 반 년 정도 되어 보였는데 길냥이인데도 사람에게 잘 다가와 깜짝 놀랐다. 다음 날부터 출근하면서 같이 계단을 올라가 사무실까지 다니게 됐다.
처음엔 길냥이는 지저분하다고 생각했기에 사원들이 냥이를 안아 올리는 걸 보고 '괜찮아요? 벼룩 같은 것이 옮지 않을까요?'하고 주저했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애정이 샘솟아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타마코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고 사무실에서 키우기로 한다. 타마코를 기른다고 했을 때 남편도 고양이 귀엽다며 적극 찬성해 주었다.
그런데 두 번째 냥이인 타마코 친척 '마이마이'를 상의 하나 없이 데려와 기를 땐 조금 화도 냈다고 한다. 그래도 데려왔으니 하는 수 없다며 인정해 주었다.
그렇게 해 사무실에 냥이들을 데려오고 나니 아직 바깥에 살고 있는 냥이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일하는 틈틈이 먹이를 주거나 했는데 어느날 '타마코'의 형제가 다친 것을 발견하고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모양으로 왼쪽 뒷다리 끝의 살이 파여 뼈가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을 무서워 해 만질 수도 없었다. 포획기도 없었기에 근처 동물보호단체를 찾아 연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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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보호활동이라 보통은 포획과 병원이동을 부탁할 수 없는데 미치코 씨가 상담을 하니 곧 포획기를 갖고 달려와 주었다.
상처 입은 그 수컷 냥이는 다리 수술, 중성화 수술을 시켜 사무실로 데리고 왔다. 그때부터 보호의식 같은 것이 더 강해져 더 이상 상처 입는 냥이가 생기지 않으려면 번식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타마코의 어미 등 그 가족 7마리를 모두 보호, 포획기도 구입해 미치코 씨는 근처 냥이들 중성화 수술에도 적극 나서게 됐다. 2년 반 동안 40마리 이상에게 도움을 주었다.
사무실을 보호냥이 피난처로 한 것에는 또 다른 사정도 있었다. 자택에는 개를 기르고 있고 둘째 딸이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 냥이를 기르기 힘들었다.
그 전엔 일을 마치면 5,6시에 귀가했는데 지금은 9,10시까지 회사에 남는 일이 종종 있다. 회사 일을 돕고 있는 큰 딸도 보호활동에 말려(?)들어 버렸다.
그녀가 보살피던 냥이는 이번에 입양을 간다고 한다. 이렇게 냥이 보살핀다는 소식을 듣고 영업사원과 건축 현장일에 나가 있던 남성 사원들이 하나 둘 사무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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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담당의 노부 씨(60대)가 자리에 앉으니 타마코가 환영 인사라도 하는 듯 다가왔다. 노부 씨 얼굴이 웃음이 번져난다. 원래 동물을 좋아했다는 노부 씨다.
타마코가 사무실에 살기 시작할 무렵 노부 씨 어머니 병세가 나빠져 세상을 떠났는데 그 슬픔을 이겨내며 일을 하던 중 냥이와 지내게 되자 별안간 눈물이 나곤 했다고 한다.
냥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위로 받는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머지않아 다른 사원들도 사무실로 돌아와 "냥이와 놀아줄까~?" 하며 장난감을 꺼내든다. 냥이들이 펄쩍펄쩍 뛰며 논다. 그 모습을 보며 흐믓한 표정을 짓는 미치코 씨다.
냥이 타마코는 '카기십포(열쇠 모양의 꼬리)'를 가진 고양이여서 행운을 불러오는 것일까? 이 고양이가 사무실에 오고부터 회사의 실적도 올라갔다고 한다.
물론 어려움도 함든 일도 많겠지만 힘 닿는 한 보호냥이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미치코 씨는 말한다.
고양이도 도와주며, 냥이한테 무엇과도 바끌 수 없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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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연 기자 anjy41@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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