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개 토막낸 70대 노인들 죄목은?…'점유이탈물횡령'

2017-12-11 18:18
주인 못 찾으면 '폐기물관리법' 위반 적용
죽인게 아니라 동물보호법 미적용

죽은 개의 사체에 불을 붙이고 토막을 낸 70대 노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죽은 개를 잔인하게 토막 낸 70대 노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70대 노인 A(70)와 B(76), C씨(70)는 지난달 29일 인천시 계양구 모 여자중학교 인근 공터에서 점화기와 흉기를 이용해 죽은 개의 사체에 불을 붙이고 토막을 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이웃주민인 C씨로부터 "죽은 개로 개소주를 만들어 먹게 토막을 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들이 개 사체를 토막내는 현장을 목격한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112에 신고하면서 해당 사건이 SNS 등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A씨 등 3명을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우선 개 주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점유이탈물횡령죄(누군가가 잃어버리거나 놓고간 물건 등을 가져가는 범죄)를 적용했다. 만약 개 주인을 찾지 못하면 죄명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변경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살아 있는 개를 죽인 게 아니어서 동물보호법 위반죄는 애초에 적용할 수 없었다"며 "관련자 조사는 모두 마쳤고 최종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 등의 범행 장면을 목격한 한 여중생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제발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찬성하는 응원 인원은 현재 3만8000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