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남태평양 트럭섬에 조선인 위안부 26명 있었다… 서울시 최초 확인
2017-12-11 11:15
고 하복향 할머니 피해사실 16년만 사료로 밝혀
서울시가 과거 남태평양의 일명 '트럭섬'으로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 존재를 최초 확인했다. 또 생전 위안부 강제 동원을 고백했지만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하기 전 숨진 고 하복향 할머니의 피해사실을 사료로 처음 증명해냈다.
서울시와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교수연구팀은 11일 연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관리사업'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럭섬(Chuuk Islands)의 정확한 명칭은 축(chuuk) 제도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함대 주요기지였다. 많은 조선인들이 기지건설 등에 강제 동원됐다.
연구팀은 미군이 작성한 전투일지, 조선인 위안부들이 귀환 때 탑승했던 호위함 이키노(Escort IKINO)호 승선명부, 관련 사진,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에 대해 다룬 1946년 3월 2일자 뉴욕타임즈 기사 등 자료를 발굴하고 비교‧검토했다.
이 할머니는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239명의 위안부 피해자 중 트럭섬에 끌려갔다고 밝힌 유일한 증언자였다. 과거 작성됐던 제적등본을 일일이 살펴보고 가족 등 주변인들의 확인을 거쳐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그간 증언으로만 있었던 트럭섬의 조선인 위안부가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와 연구팀은 경북 경산에서 자란 고 하복향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필리핀으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의 포로 심문카드 33개를 확보해 사진, 생일날짜, 주소지, 손가락 지문 등을 토대로 역추적하고 지문 일치여부를 따졌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갈길이 멀다"라며 "지속적으로 꾸준한 자료조사 및 발굴·분석으로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