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조카 장시호,1심 징역 2년6월..불구속→구속."가장 이득을 본 사람"

2017-12-07 00:00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가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법정 구속된 후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8일 기소된 이후 363일만이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삼성그룹 후원 강요 사건은 무죄를 인정받았지만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장시호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장시호는 구속 기한 만료로 불구속 상태였다가 다시 구치소에 수용됐다.

김종 전 차관은 삼성 후원 강요 혐의는 무죄를 인정받았지만 다른 공소사실 대부분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특검은 장시호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김종 전 차관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장시호에 대해 “최서원(최순실)의 조카로서 최씨의 영향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점을 이용해 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후원금을 받았고, 그 중 3억원을 업무상 횡령했다”며 “피고인 스스로도 인정하듯 영재센터에서 최씨에게 돈이 나간 건 없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는 영재센터가 최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설립된 것이라 해도 적어도 범행 즈음에서는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이 피고인”이라며 장시호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기에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금액이 20억원이 넘는 거액인 점을 보면 피고인이 국정농단 수사나 재판에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해도 죄책이 중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종 전 차관에 대해 삼성이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과정에 공모한 것은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이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직접 후원 지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

김종 전 차관에 대해 인정된 혐의는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2억원을 내게 한 혐의다.

재판부는 김종 전 차관에 대해 “고위 공직자의 신분과 책임을 망각하고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씨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 했다. 이를 위해 차관의 지위와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사용해 최씨의 사익 추구에 협력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허위 진술해서 최씨와의 관계를 은폐하기도 했다. 이런 범행을 보면 역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를 본 담당 공무원들에게 법정에서 용서를 구했고, 검찰과 특검, 재판에 성실히 임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종 전 차관이 삼성의 후원 강요 혐의에 무죄를 받은 부분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다.

장시호와 김종 전 차관은 최순실과 공모해 삼성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18억여원을 받아 낸 혐의(강요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장시호는 영재센터를 운영하며 국가보조금 2억4000만원을 가로채고(보조금관리법 위반·사기), 영재센터 자금 3억여원을 횡령(업무상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은 최순실 등과 GKL을 압박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게 하고 최순실이 운영하는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게 한 혐의,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가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점하는 이익을 얻도록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순실에게 전달(공무상 비밀 누설)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