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경제협력 3.0 시대 열리나] 중국 큰 그림에 걸맞는 아시아 신경제지도 마련해야

2017-12-05 12:54
中, 일대일로 내세워 신흥시장 공략 집중
韓,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 낮춰야
중앙·동남亞 시장서 주도적인 역할 필요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제창하는 신(新)실크로드 경제권 건설 구상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아주경제=DB]


아세안 지역에서 자유무역 선봉자로 나선 중국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내세워 신흥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세계 교역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필요성이 요구된다.

시진핑의 일대일로는 21세기판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건설, 중국 내에서는 주민의 불평이 팽배한 서부 저개발지대를 일대일로 일대에 편입하고, 경제의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일대는 시안에서 출발, 신장위구르·중앙아시아·러시아의 모스크바를 거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이른다.

일대일로로 연결되는 나라의 인구는 44억명, 국내총생산(GDP)은 2조1000억 달러로 세계 인구의 63%, 세계 GDP의 29%를 차지한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만큼, 중국은 신흥시장 공략에 혈안일 수밖에 없다.

특히 21세기 에너지 안보가 국가의 생존 문제로 대두되면서 '제2의 중동'이라 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3국은 카스피해 인근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 지역의 잠재 원유 매장량이 2000억~3000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우라늄과 크롬의 경우, 세계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또 다수의 광물 매장량도 세계 10위권안에 든다.

한국은 에너지자원 대부분을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면서 의존 비중이 8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수입국의 다변화 측면에서도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산업구조의 다양성을 추진하면서 경제발전 경험과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펼쳐가면서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와 적극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정치·경제·인적 교류 등 포괄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보다 앞선 같은 달 8일 동남아 순방 첫 일정인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신남방정책'을 천명했다.

오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중국 수준인 2000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등 우리 무역의 다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5~6%대 경제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는 아세안 지역을 새로운 번영의 축으로 삼아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우리나라의 대 중국 교역의존도가 빠르게 상승한 반면, 중국의 한국 교역의존도는 지난 2000년 이후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부품 수출의존도는 지난 2000년 19.7%에서 2016년에는 40.9%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중국경제에 대한 예속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대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의 경제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세안국가를 비롯, 중앙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 등과의 교역을 통해 지나친 중국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일대일로에 흡수될 수 있는 아시아 국가의 경제산업지도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펼쳐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