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펀드 숨고르기냐 본격조정이냐
2017-12-05 18:37
바이오주 열풍에 잘나가다 한주간 멈칫…"중장기 전망 여전히 밝다" 의견 우세
잘나가던 헬스케어펀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전망이 분분하다. 크게는 일시적인 숨고르기냐, 본격적인 조정이냐로 나뉜다. 그래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헬스케어산업 성장성이 커 유망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4개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전날까지 한 주 동안 -1.51%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타이거200헬스케어'가 수익률 -1.64%로 가장 저조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코덱스 헬스케어'도 0.08% 손실을 냈다.
주가도 꾸준히 빠지고 있다. '타이거 ETF'와 '코덱스 ETF'는 52주 최고가(11월 21일)에 비해 각각 5.51%, 5.44% 하락했다.
기술적으로도 조정은 필요했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187개 헬스케어주 시가총액은 11월 말 161조원으로 전월 대비 23% 성장했다"며 "가파르게 상승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바이오주를 팔아치우면서 고점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한미약품 사태를 예로 들면서 연구·개발(R&D) 관련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주 쏠림이 심화돼온 영향도 크다. 한국거래소 헬스케어지수는 최근 3개월 만에 37%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5%)와 코스닥(18%) 상승률을 최대 7배 이상 앞섰다. 이뿐 아니라 다른 섹터펀드에 비해서도 크게 양호한 수익률이다.
펀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헬스케어펀드가 없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 자료를 보면 전체 64개 헬스케어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50% 이상 수익을 낸 상품은 12개에 달한다.
단기 수익률도 아직 양호하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은 전날까지 1개월 동안 7.99%를 기록했다. 반대로 국내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2%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1종류F'가 수익률 55.24%로 1위를 기록했다.
실적이 좋아도 돈은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전체 헬스케어펀드에서 1125억원이 순유출됐다.
하태기 골든브릿즈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과열 국면은 한 분기가량 더 이어질 것"이라며 "위험이 큰 시기인 만큼 순수 바이오주 비중은 서서히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길게 보면 전망이 여전히 밝다. 정부 차원에서도 헬스케어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문재인케어'와 '트럼프케어'가 모두 우리 바이오주에 긍정적"이라며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에 맞춰 커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큰 성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