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54)] 신세계 H&B스토어 부츠, 분스 전철 밟나
2017-12-04 05:00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여의도 IFC몰에 323.14㎡(97.75평)규모의 부츠 7호점을 선보였다. 부츠는 지난 1849년 영국에서 시작한 H&B숍이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와 계약을 통해 부츠 독점 운영권을 따내고 올해 5월부터 H&B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5월 스타필드 하남점을 시작으로 고속버스터미널, 명동점, 스타필드 고양점, 부산 센텀시티, 코엑스, 여의도 IFC몰까지 총 7개의 부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H&B 야욕을 키운 건 국내 H&B시장의 빠른 성장세다. H&B시장 규모는 2015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2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2013년만 해도 5000억원 규모였다.
뒤늦게 H&B시장에 도전장을 낸 신세계는 럭셔리 화장품의 구성을 내세웠다. 부츠는 슈에무라, 맥, 베네피트, 아베다, 르네휘테르 등 백화점에서 구매가 가능한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백화점과 경계를 허물정도의 프리미엄 H&B 스토어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에서다. 또한 부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넘버세븐과 솝앤글로리, 보타닉스 등은 물론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센텐스 등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유통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한 H&B시장에 신세계 부츠가 단기간에 안착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H&B시장 1위인 올리브영은 1999년 첫 출점이후 시장을 줄곧 장악했다.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850개로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후발주자인 GS리테일의 왓슨스(151개), 롯데의 롭스(92개)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정 부회장은 H&B시장 진출이후 한차례 고배를 마신 이력이 있다. 2012년 자체 H&B 브랜드인 분스를 론칭했었다. 당시 자사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입점시켰지만 올리브영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출범 3년이 지났지만 매장은 7개에 불과했고 매년 적자를 내자 결국 정 부회장은 분스 매장을 순차적으로 철수하며 정리했다.
부츠 본사격인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의 수익 부진도 우려를 부추긴다. 지난 8월 기준, 1년간 이 회사 매출은 1182억 1000만 달러(한화 128조원)로 전년대비 0.73% 성장에 그쳤다. 같은기간 순익도 전년대비 2.21% 줄어든 40억 800만달러(4조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