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시장 중심축 아시아로 이동…"시장점유율 격전지 될 것"

2017-11-30 17:39
역내 신흥국 경제 성장 빨라 에너지 수요 점차 급증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 러시아 유럽서 아시아로 눈독
미국도 셰일가스 생산량 늘려 아시아 공략에 집중

[사진=연합/EPA]

세계 에너지 시장 무게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역내 신흥국들 인구 증가와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성장잠재률이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다각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바실리 카신(Vasily Kashin)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28일 국내에서 처음 열린 '러시아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콘퍼런스'에 참석해 "아시아국가는 높은 경제 성장률에 따라 천연가스 소비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점유율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서시베리아 지역에서 대부분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천연가스 생산량의 80% 이상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기존 서시베리아 지역 유전 및 천연가스전을 대체할 신규 공급 지역을 개발하고 유럽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다각화하기 위해 동시베리아와 극동지역 천연가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동방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사카야쿠치아, 사할린 등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시장 선점과 지역 경제권 편입 가능성 측면에서 아시아를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카스피해 및 유럽에서 영향력이 위협받고 있어 한국, 중국, 일본 가스 수요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높은 경제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력이나 석유, 가스 수요를 급격하게 늘려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원유 소비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년 전 8분의1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엔 3분의1로 급등했다. 우리나라 에너지와 자원 소비도 여전히 막대하다. 전체 사용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면서 연간 약 1000억 달러(약 108조원)를 지불하고 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도 발다이클럽 콘퍼런스에 참석해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은 매우 큰 에너지 소비 지역"이라면서 "아시아는 꾸준한 인구 증가세를 보이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시장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역시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스 수출을 계획 중이며, 미국도 셰일가스 생산량 가속화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구나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환경적인 문제로 천연가스 소비를 국가정책으로 장려하는 나라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21세기에 천연가스는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가장 선호하는 에너지원으로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전체 에너지 자원 중 석탄 발전이 67%를 차지하는 만큼, 환경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로 인해 대안적인 에너지를 사용해 석탄을 다른 자원으로 대체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 그 수요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