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시장 변화…올 광저우 모터쇼 키워드 '전동화·스마트화·공유화’

2017-11-30 16:18
전동화…전시 차량 12%가 전기자동차
스마트화…현대·기아차, AI 기반 신차
공유화…소비자에 드라이브 투어 제공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제15회 광저우국제모터쇼에서 '전동화·스마트화·공유화’가 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 및 미래 성장 키워드로 확인됐다.[사진=중국 바이두]


중국의 3대 모터쇼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모터쇼는 중국 자동차 산업 현황과 전망을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매년 하반기에 개최되는 광저우 국제모터쇼는 상반기 베이징, 상하이 모터쇼와 비교해 1년간 있었던 중국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현장이다. 광저우는 베이징, 상하이 다음으로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중국 남부 지역의 경제 중심지로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에도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광저우 모터쇼에서는 ‘전동화·스마트화·공유화’가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및 미래 성장 키워드로 확인됐다.

제15회 2017 광저우 국제모터쇼는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신(新)기술, 신생활' 테마로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열렸다. 모터쇼에는 100여개 국가의 1081개 자동차 기업이 참가해 각자의 신제품, 신기술, 신트렌드를 선보였다.

궁빙(龔兵) 장안(長安)자동차 부총재는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업계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뤄졌다. 정책요인을 제외하면 3~5%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는 중국의 고속 성장세가 둔화한 것에 따라 글로벌·현지 기업 모두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했다”고 키워드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전동화(電動化)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을 목표로 하이브리드·순수전기차 등의 생산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해외업체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광저우 모터쇼에서는 베이징자동차 ‘ET400’·광저우자동차 ‘GE3’·둥펑펑싱징이(東風風行景逸) ‘S50EV’·닛산 신형 ‘리프(Leaf)’ 등 130대 이상의 신에너지 자동차가 전시됐다. 이는 전체 전시 차량의 약 12%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기자동차 생산은 생산원가가 높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금 없이는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의 움직임은 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모터쇼에선 이와 정반대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해외 브랜드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전기차동차 보급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글로벌 브랜드 BMW는 'BMW5 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최초로 공개했고, 렉서스는 2018년 중국 전용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2개의 플래그십 모델인 '렉서스 LS'와 'LC 쿠페'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 기업도 중국 시장 전기차 열기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모터쇼에 참가한 탄다오훙(譚道宏·담도굉)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한국 현대차와 베이징현대는 향후 친환경차 모델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만 집중해 전기차 과다 생산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부응하고자 시장 수요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며 "전기차 과잉공급으로 인해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의 스마트화는 현재 중국 시장에 출시되는 신차 기능의 기준이 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바이두와 협업으로 구현한 인공지능(AI)기반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시스템, 첨단 능동안전기술 현대스마트센스 등이 탑재된 ‘신형 ix35’ 모터쇼를 앞두고 출시했다.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의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양산형 콘셉트 모델(NP·스포티지R 후속 모델)에도 바이두와 연동된 대화형 음성인식 시스템이 탑재됐다.

중국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들은 “현대차가 신형 ix35를 통해 ‘스마트 현대’라는 명칭을 얻게 될 것”이라며 극찬했고, 기아차 NP에 대해선 "스마트 온라인 SUV"라고 평가했다.

둥양(董揚)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부회장은 “중국 신세대 소비자의 인터넷 습관, 성향에 따라 자동차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소비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등 자동차와 인터넷의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시장의 스마트화와 더불어 공유화도 키워드로 떠오르며 전통 자동차업체들이 신차 개발과 더불어 공유 서비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 중국법인은 스마트 드라이브 서비스 브랜드 ‘이자(逸駕·Ezia)’를 새롭게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혁신적인 생태 시스템 조성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다양한 스마트 드라이브 투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요셉 하이즈만(Jochem Heizmann) 폭스바겐 중국법인 대표는 “전동화·디지털화·커넥티드화·무인운전·AI와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통해 그룹의 새로운 우위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기술 응용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측면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전동화·스마트화·공유화는 모두 업계가 환영하는 산업 트렌드지만 이로 인해 시장 내 치열한 경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