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갚아서 손해'라는 말 안 나오게 성실상환자에 큰 혜택 줄 것"

2017-11-29 11:06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발표
"이번 정부서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는 장담 못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브리핑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갚아서 손해'라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실상환자에게 보다 큰 혜택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 김윤영 서민금융진흥 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과 관련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조금이나마 상환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이 보다 더 신속한 재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갚아서 손해"라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실상환자에게 보다 큰 혜택이 가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브리핑에서 이처럼 말하며 "원금 1000만원 이하 생계형 소액채무를 10년 이상 상환하지 못한 장기소액연체자 중 상환능력이 없는 분들의 채무정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채무 지원 대상자는 국민행복기금과 민간 금융권 등을 합쳐 약 160만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평균 약 400만원 채무를 15년 가까이 연체 중이다.  최 위원장은 " 이들 대부분은 저신용·저소득층이며 상당수는 기초생활수급자, 고령자 등 사회취약계층에 해당하는 분들이다"며 "자력으로는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어려운 분들을 '도덕적 해이'라는 틀에 가둬 상환을 통한 채무 해결만을 기다린다면 이 분들은 평생 '연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고 사회·경제적으로도 비생산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채무 지원은 원칙적으로 채무자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 면밀한 상환능력 심사를 거친 후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추심을 즉시 중단한다. 또 최대 3년의 유예기간 이후에도 재산, 소득 등이 추가로 발견되지 않으면 채무를 완전히 면제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장기소액연체자에 대한 '빚 탕감'에 따른 도덕적 해이 비판을 최소화는 데 유념했다. 최 위원장은 "대책 시행의 전 과정에 걸쳐 도덕적 해이 방지 장치를 촘촘히 마련했다"며 "자력으로는 도저히 재기할 수 없는 취약한 계층의 장기소액연체자만을 선별하고 추심중단 후 채권소각까지 유예기간을 두어 최종 처리 전 재심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재산이나 소득을 숨기고 지원을 받을 경우에는 엄중한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도덕적 해이만을 생각하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를 할 수 없다"며 "현실적으로 자기 힘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사람을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야 말로 저와 같은 정책 당국자처럼 비교적 여유있는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채권 소각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냐는 질문에는 여지를 남겼다. 최 위원장은 "(또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현재 목표는 일회성으로 내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 중이다"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장기연체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연체자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보완대책을 시행해 장기연체 발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